김태기 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 前 단국대 교수

국내외 전문가들은 내년도 세계 경제가 미국을 제외하면 경기는 하강하고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올해 4%, 내년에 3% 이하로 하락하지만 이마저도 복병이 많다고 본다. 정부가 2022년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위기를 넘어 완전한 정상화를 이루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상화를 가로막는 국내외 리스크는 많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진정돼 서비스업이 활기를 되찾고, 글로벌 공급망도 정상으로 돌아가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했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등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할 리스크가 크다. 또 중국의 정세 변화도 큰 변수다. 중국은 미국과 대립하고 국제사회에 고립되자 사회주의 노선 강화와 주요 물자의 수출입 통제로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선 리스크도 크다. 문 정부의 2022년 경제정책 방향은 국내외 경제 리스크에 대한 고려는 작고, 정권 연장과 문 대통령 퇴임 후를 위한 선심성 사업은 많다. 정부가 일자리를 106만 개 제공한다며 가장 추운 1월에 50만 명에게 주고, 국가직 공무원의 75% 이상을 3분기까지 채용을 확정하겠다는 것 등은 문 대통령 퇴임(5월 9일)을 염두에 둔 것이란 의혹을 받는다. 이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바뀜에 따라 발생하는 경제 정책의 공백과 혼란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의 이재명 후보가 문 정부와 차별화를 하면서 정책 혼란은 이미 발생했다. 이 후보는 다주택자를 그렇게 비판하고 징벌적 중과세를 주장하다가 이제 와서 부동산 세제를 1년 동안 완화하자고 한다.

여야 대선 후보들도 내년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일 책임이 있다. 내년 3월 9일에 선출된 새 대통령이 나머지 9개월을 이끌어가야 하기에 더욱 그렇다. 그래야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할지 보다 용이해질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수준의 구체적인 정책 방향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핵심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 특히 내년 경제의 최대 리스크인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중국의 정세 변화에 대한 대응이 그렇다. 여야 후보들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손실보상금이나 재난지원금을 대폭 증액하는 것으로 해소하려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처방이 현실적이고 유효한지에 대해 비판이 제기된다. 세계 각국이 풀었던 돈을 회수하고(테이퍼링) 금리까지 올리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코로나19 장기화 문제보다 여야 대선 후보들에게 더 큰 결단을 요구하는 사안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입장이다. 문 정부와 여당은 임기 내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고 말해왔지만 두 나라 모두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경제와 안보는 분리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으로 다국간 안보협의체인 쿼드에 한국의 동참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문 정부는 쿼드뿐만 아니라 번번이 미국의 협조 요청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원화와 달러화를 맞바꾸는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올해 말 종료된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처했을 때 위기 탈출을 견인했다. 이재명 후보도 미국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경제 안보와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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