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업계 ‘초거대 인공지능’ 시장 선점 경쟁 본격화

LG, 자체 개발 ‘엑사원’ 공개
파라미터 3000억개 보유‘최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눈길
검색어 교정 등 차별화 서비스

카카오, 그림 그리는 AI 선봬
스스로 명령 이해 이미지 도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지난 14일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초거대 인공지능(AI)에 대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LG 제공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지난 14일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초거대 인공지능(AI)에 대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LG 제공

초거대 인공지능(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정보기술(IT)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이어 초거대 AI 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LG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전격 공개했다. 초거대 AI는 인간의 뇌 구조와 유사하게 설계돼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사고·학습·판단·행동하는 AI다. 향후 제조·연구·교육·금융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제품과 서비스 품질을 높여주는 핵심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어느 기업이 가장 먼저 ‘인간에 가까운’ AI 기술력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은 국내 최대인 약 3000억 개의 파라미터(매개 변수)를 보유하고 있다. 파라미터는 AI가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으로, 이론상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더 정교한 학습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사원은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말뭉치 6000억 개, 언어와 이미지가 결합해 있는 고해상도 이미지 2억5000만 장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를 학습했다.


엑사원은 텍스트, 음성, 이미지, 영상 등을 자유자재로 변환할 수 있는 ‘멀티 모달리티(Multi-Modality)’ 능력을 갖췄다. 예컨대, “호박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학습된 정보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해 ‘호박 모양의 모자’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낸다. 또, 다른 초거대 AI들이 한국어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엑사원은 원어민 수준으로 한국어와 영어를 이해하고 구사하는 이중 언어 AI라는 점도 특징이다. LG는 우선 엑사원을 전자·화학·통신 등 주요 사업 전반에 적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직원들이 단순 작업이 아닌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활용할 예정이다.

올해 5월 국내 기업 최초로 초거대 AI 개발에 성공한 네이버는 ‘모두를 위한 AI’를 목표로 다양한 서비스에 AI 모델을 속속 접목하고 있다. 네이버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는 총 2040억 개 파라미터 규모로 개발됐다. 이 모델은 미국 오픈AI사가 개발한 기존 초거대 AI 모델 ‘GPT-3’ 대비 6500배에 달하는 양의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했다고 네이버 측은 설명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여러 서비스에 적용해 사용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AI 음성기록 서비스인 ‘클로바노트’를 꼽을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이퍼클로바의 딥러닝 기술이 클로바노트의 음성인식 엔진에 적용돼 음성인식 정확도를 대폭 높였다”고 말했다. 하이퍼클로바는 검색과 쇼핑 서비스를 통해 상용화돼 검색어 교정이나 쇼핑 리뷰 요약, 상품 추천 등 사용자들에게 편리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글은 물론 그림까지 그릴 수 있는 AI 모델을 선보였다. 카카오브레인이 지난 15일 공개한 초거대 AI 멀티모달(multimodal) ‘민달리(minDALL-E)’는 이용자가 텍스트로 명령어를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이미지 생성 모델이다. 예를 들어 “바나나 껍질로 만든 의자 그려줘” “보름달과 파리 에펠탑이 같이 있는 그림 보여줘” “살바도르 달리 화가 스타일로 그려줘”라는 명령어를 입력하면 AI가 명령어의 맥락을 이해하고 바로 이미지를 도출한다.

앞서 카카오는 한국어 특화 AI 언어모델인 ‘KoGPT’를 최대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github)에 공개하기도 했다. ‘KoGPT’의 핵심 기능은 한국어를 사전적, 문맥적으로 이해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언어 모델 KoGPT와 이번에 공개한 민달리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초거대 AI의 다양한 모델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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