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하트랜드…’ 발표
절감비용 美 GDP 2.3% 수준

저소득國 ‘백신격차’ 지적 여전
모더나 주주 ‘기술이전’ 압력도


미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 지원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를 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앞당긴 결과 올해 미국이 되레 520조 원이 넘는 돈을 아낄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에 고가를 책정해 부국들에 많은 양이 배분되는 ‘백신 격차’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26일 경제 분야 싱크탱크 ‘하트랜드포워드’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미국에선 총 2880억~5880억 달러 규모의 비용이 절감됐다. 절감된 비용의 중간값 추정치는 4380억 달러(약 520조 원)로 올해 기준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2.3%와 맞먹는다.

백신 개발로 감염·사망 위험이 줄어들면서 보건·의료 시스템의 부담이 줄어들고, 사회적 거리 두기나 강제 휴업 등 규제 조치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되면서 산업 현장에서 노동 생산성 유지, 영업 손실 회복 등에 도움을 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미 보건 당국이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이 개발한 백신에 긴급사용승인(EUA)을 내준 이후로 확진·입원·사망률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델타 변이가 출현한 이후인 올해 8월 기준 미접종자는 접종자 대비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6.1배 높았고, 사망하거나 입원할 확률은 각각 11.3배, 18.5배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트랜드포워드는 이 같은 성과가 혁신적 질병 치료를 지원한다는 목적하에 정부 기관과 학계, 바이오의약품 업계 간에 형성된 미국만의 독특한 민·관 파트너십 덕분이라고 짚었다. 통상 미 제약사들이 내놓는 신제품이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기까지는 10년 이상의 기간과 평균 26억 달러의 비용이 수반된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제약사들은 국립보건원(NIH)을 필두로 한 정부기관들로부터 총 180억~230억 달러의 자금을 직접 지원받아 6~7개월 내로 개발에 성공했다. NIH는 주로 위험성이 잠재 수익보다 크다고 판단되는 의약품 개발에 학계와의 협업 등을 통한 기초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NIH와 백신을 공동 개발하는 과정에서 미 정부로부터 최소 25억 달러를 지원받은 모더나는 최근 주주들로부터 백신 가격을 낮추고 제조 기술을 저소득 국가에 이전하라는 압력에 직면했다. 국제 빈민구호단체 옥스팜은 최근 투자자들과 협력해 모더나에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는데, 이는 2018년 상장 후 처음 있는 주주제안이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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