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차실 ‘몽재’

도심 속에서 인왕산과 북악산을 눈앞에 둘 수 있는 명당에 위치한 서울 종로구 보안여관에는 작은 차실이 있습니다. 어지러운 마음의 정화를 꿈꾸는 곳, ‘몽재(夢齋)’라는 이름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곳. 그곳에 발을 내디디면 잠시나마 현실의 고단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은 원래 탁 트인 테라스로 사용되던 곳이었다가, 보안여관의 최성우 대표와 건축사무소 카인드건축이 함께 매력적인 한국 차실로 완성한 곳입니다. 경기 양주 노고산 바위에 새겨져 있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암각문에서 이름을 따온 몽재는 계절마다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글과 그림, 그리고 차를 함께할 수 있는 차회를 운영합니다. 지난가을 프렌치 디저트와 차의 만남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최 대표의 도움으로 이달에 4곳의 프렌치 디저트와 4종의 차를 페어링해 비정기 차회를 열었습니다. 45명의 인원과 함께하는 7회의 작은 규모 차회였지만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벅찬 아름다움을 공유해 봅니다.

공간과 차에 대한 아름다움이야 오랫동안 차를 가까이 한 최 대표의 취향과 제안으로 완성됐고, 저는 그에 어우러질 디저트를 4개의 브랜드로 나눠 추천해 차회를 완성했습니다. 하동 붓당골의 노을 향기와 유자, 산국화 블렌딩으로 이뤄진 붉은 태양의 웰컴티로 시작해 첫 페어링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그 향과 아름다움에 반해 ‘동방미인’이라 이름 붙인 차 백호오룡 묘율 비새를 이은재 꼼다비뛰드 파티시에의 메밀 사블레 쿠키와 함께 선보였습니다. 메밀가루와 깐 메밀을 함께 반죽에 더해 식감은 물론 쌉싸름한 맛까지 표현했던 섬세함이 돋보였습니다. 두 번째 차는 무이암의 북두, 대홍포가 나왔습니다. 이 힘 있는 차에는 이은희 메종조 파티시에의 피낭시에와 갸토 바스크를 매칭해 봤습니다. 버터향을 구움과자 안에 최대한 가두려 한 외형과 구움이 인상적이었고 과연 차와의 매칭에서도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조화가 무척 좋았습니다.

대만의 기후와 정취를 담은 대우령 30년 발효차에는 장안요 신경균 작가의 다관을 이용해 이혜진 작가의 팔각잔을 곁들이는 디테일이 돋보였습니다. 서촌의 모드니에에서 차 향에 거슬리지 않도록 럼의 향을 조절해 만든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향토과자 카늘레와 즐기다 보니 유리창 밖 기왓장 위에 눈이 고요히 쌓여 갔습니다.

처음 맛보고 실온으로 냉침한 동방미인을 꼼다비뛰드의 사블레 살레, 향신료의 향을 잘 살린 에피스 샌드 쿠키와 매칭하고 대홍포에 술 향을 입혀 선보인 한 잔의 차에는 메종엠오가 겨울 시즌에만 선보이는 파트 드 프뤼(pate de fruit)로 마무리했습니다. 메종엠오가 말차와 무화과, 생강의 레이어드로 재해석해 선보인 프랑스 오베르뉴 지역의 디저트입니다.

비록 단기적 팝업 차회였지만, 앞으로 몽재에서는 정기 차회와 비정기 팝업 차회를 계획 중이니 많은 분이 일상의 어지러운 순간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마음속 평안을 찾고 아름다움을 덧입힐 기회를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차와 디저트가 주는 행복감으로 일상이 빛날 테니까요.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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