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유권자 지형 오독

진보에 등돌린 2030공략 치중
고령층 겨냥 공략은 딱히 없어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20∼50대를 묶는 세대연합에 주력하고 있다. 핵심 지지층인 40대를 중심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20·30·50대가 연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여온 60대 이상 유권자를 사로잡을 콘텐츠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28일 당내에서 나온다.

20∼50대 세대연합 전략은 민주당이 2016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시작으로 2017년 19대 대선, 2018년 7회 지방선거, 2020년 21대 총선까지 4차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증명된 민주당의 승리 공식이다. 21대 총선 지상파 3사 출구조사 나이별 투표 현황을 보면 민주당은 40대(64.5%)의 확실한 지지를 바탕으로 20대(56.4%)와 30대(61.1%), 50대(49.1%)까지 득표력을 확장했다. 반면 60대 이상에선 32.7%에 그쳤다. 21대 총선에서 전략을 담당했던 민주당 재선 의원은 “정치 고관여 층인 40대가 다른 연령층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바이럴(viral·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결과적으로 60대 이상이 고립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도 세대연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진보 진영에서 이탈한 20대 남성과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었지만 이 후보에겐 거리감을 느끼는 20∼30대 여성 공략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50대에선 문재인 정부와의 부동산 정책 차별화를 통해 점수를 쌓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와 종합부동산세 핀셋 완화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60대와 관련해선 눈에 띄는 공약을 내놓거나 특별한 행보를 하지 않고 있다. 이 후보가 발표한 34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 가운데 60대 이상 유권자와 관련된 정책은 사실상 없다. 공시가격 조정이 60대 이상 은퇴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슈지만,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60대 이상을 포기하진 않았다”며 “지금까지 전략적으로 2030세대 젊은층에 집중했던 건 사실이지만, 조만간 고령층을 위한 정책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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