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 남양주양지초등학교 권영남 교사
2006년 교사생활 시작한 첫해
우승 확률 낮은 신생팀 맡아
학생들과 피나는 훈련 거듭
1년만에 ‘깜짝 우승’ 일궈내
졸업앨범 스스로 제작하는 등
다양한 행사 직접 추진·체험케
“저는 학창 시절 소위 말해 존재감이 없는 학생이었습니다. 숫기 없고, 공부 못하고, 잘하는 게 없어 늘 주눅 들어 있었죠. 그래서일까요. 조금 느리거나 무언가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봐도 절대 비난하지 않습니다. ‘믿고 기다리면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죠. 아이들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권영남(48)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양지초등학교 교사는 학교에서 ‘긍정 훈육’의 대가로 소문이 자자하다. 잘하든 못하든 지켜보면서 포기하지 않도록 독려하고, 무엇이든 많이 경험하고 스스로 지혜를 쌓아갈 수 있도록 아이들을 격려하고, 지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긍정 교육은 2006년 교사 생활을 시작했던 첫해 ‘배드민턴부’ 담당교사 업무를 맡았던 경험에서 시작됐다. 당시 선수단이 도 대회에서 1등을 하면 전국대회 참가 자격과 더불어 담당 교사에게는 승진가산점과 표창을 줬지만, 학교의 80여 명 교사 중 배드민턴부를 맡겠다는 교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선수단이 창단된 지 얼마 안 돼 우승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였다.
결국 신입이었던 권 교사가 선수단을 맡게 됐고, 그는 일 년 동안 ‘오전 7시 출근, 오후 7시 이후 퇴근’을 반복했다. 방학에도 변함없이 매일 출근해 선수 학생들과 같이 운동하고, 함께 밥을 먹었다. 학생들 간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고, 학생 생일을 기억해 축하 파티를 열어주고, 방학에는 보충학습을 지도하며 공부 잘하는 운동부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권 교사는 선수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해줬다. 도 대회 우승, 각종 대회 개인전 수상 등을 말이다. 학생들은 권 교사의 독려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했고, 결실을 얻었다. 도 대회에서 정말로 우승을 거머쥐었고, 도 대표로 전국소년체전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이후 다양한 대회에서 개별 선수들은 개인전 우승의 쾌거를 이뤘고, 학교는 배드민턴 명문으로 자리 잡게 됐다.
“1년 동안 주위 사람들로부터 헛고생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도대표는 불가능해’‘1년만 대충해’ 같은 소리도 숱하게 들었죠. 하지만 학생들과 죽을 만큼 힘들게 노력한 결과는 주변 사람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성과를 만들어냈어요. 1년간의 선수단 지도 경험은 다른 일을 할 때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이후 권 교사는 학생들과 연 단위의 프로젝트를 이따금 진행했다. 6학년 담임 교사가 됐을 땐 일부 학생이 경제적인 이유로 졸업앨범 구입이 불가능하다는 걸 학기 초에 알게 돼 졸업앨범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경기 양평군 소재의 소규모 학교여서 졸업생이 11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계절별로 학생들을 직접 촬영하고, 편집하고, 제작해 학생들에게 선물로 졸업앨범을 선물한 것이었다.
현재 권 교사가 근무하는 남양주양지초등학교는 학교 차원에서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운영하고, 학교 관리자가 학생·학부모·교직원들을 적극 지원하는 데 힘쓴다. 이런 학교의 분위기 속에서 그 역시 아이들에게 자발적으로 학급 일을 추진해보고, 무엇이든 경험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철저히 ‘침묵으로’ 가르친다.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상황은 최대한 만들어주지만, 교사가 나서기보단 학생들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교육법은 권 교사가 경험했던 학창시절 은사님 덕분이다. 그의 초등학교 6학년 박성원 담임선생님은 자신감 없었던 그에게 침묵으로 많은 걸 가르쳐준 분이었다.
“선생님께서는 자신감 없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행동할 기회를 만들어 주셨던 것 같아요. 한 번의 어색함이 두 번, 세 번의 행동으로 이어지며 없던 자신감이 생기고, 어색함은 줄어들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셨습니다. 저도 학생들에게 조금 느리고, 못하는 친구들이 있거든 ‘뭐라 하지 말고 믿고 기다려봐. 그러면 다 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끝으로 권 교사는 “학생들에게 기억되기보다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삶에 긍정적인 작은 흔적으로 남고 싶습니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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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교권 회복과 아동이 행복한 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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