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진행중”… 사실 아냐
무혐의 의견에도 지휘부 미적
일각서 “與 압박 있는것 아니냐”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으로 불린 채널A 사건 수사를 받는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에 대한 검찰의 사법 처리가 지난해 4월 수사 착수 이후 1년 8개월째 지연되는 것을 두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 검사장 아이폰에 대한) 포렌식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검찰은 포렌식 작업을 이미 중단하고 휴대전화를 이스라엘에 보내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도 이를 바탕으로 강요 미수 혐의로 고발된 한 검사장을 무혐의 처분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지휘부가 여권의 눈치를 보며 결단을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당초 검찰은 한 이스라엘 업체에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보내 비밀번호를 해제한 뒤 포렌식 작업을 하려고 했지만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검찰청 등에서 진행 중인 한 검사장의 아이폰 비밀번호 해제 작업도 사실상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내 포렌식 전문가는 “비밀번호 해제는 길어도 1개월이면 가능 여부를 알 수 있다”며 “1년 넘게 기계 전원을 공급하며 비밀번호 해제 작업을 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이 이뤄진 만큼, 한 검사장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이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최근 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이선혁)는 한 검사장을 무혐의 처분하고, 정치권과 유착 의혹을 받는 ‘제보자X’를 기소하겠다고 의견을 모으고 상부에 이를 알렸다고 한다. 과거 수사팀도 한 검사장에 대해 9차례 무혐의 보고를 올렸지만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처분을 미뤘다.

채널A 사건이란 이 전 기자가 신라젠 사건을 취재하며 검찰 고위 간부와 친분을 내세워 ‘제보자X’를 통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여권 인사 연루 의혹을 알려달라고 강요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하지만 이 전 기자는 지난 7월 강요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정수 중앙지검장도 수사팀 결론에 반대하지 않고 사건을 연내 처리하기로 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날까지 최종 처분이 나오지 않으면서 정부·여당의 압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박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채널A 사건과 관련한 한 검사장 처분을 미룬다는 지적을 두고 “포렌식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아는데 검찰총장 지휘가 배제된 상태라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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