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용도별 차등가격제’

정부가 위축된 낙농산업을 개편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원유(原乳)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고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원유 공급이 넘치고 있지만 가격이 오르는 기형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인데 생산자단체가 여전히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열린 낙농산업발전위원회(발전위)를 통한 의견 수렴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의 낙농산업 발전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20년간 국내 원유 자급률이 지속해서 하락한 원인에 대해 정부는 “소비의 변화를 생산 구조가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낙농산업 구조는 원유 쿼터제, 생산비 연동제, 정부의 차액 보전을 주축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원유 쿼터제의 경우 젖소 사육 농가가 생산한 원유를 유업체가 전량 사들이도록 해 생산량을 제한하고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장하려는 취지로 도입했는데 지금은 수요량이 쿼터에 미치지 못해도 원유 값을 높이는 부작용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우유가 부족하던 시절 우유 생산을 늘리기 위해 도입됐던 ‘생산비 연동제’는 최근 음용유 소비가 감소하는데도 원유 값이 떨어지지 않아 시장경제 원리에 반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음용유와 가공유의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추진한다. 음용유는 현재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가공유는 더 싼 값을 적용하되 농가 소득이 감소하지 않도록 유업체의 구매량을 늘리는 내용이다. 개편안이 실행될 경우 우유 생산량이 늘어나 자급률이 현재 48%에서 최대 54%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또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생산자 중심의 낙농진흥회의 이사회 구성을 현재 15명에서 23명으로 늘리고 정부, 학계, 소비자, 변호사, 회계사 측 인원을 추가하는 안을 제시한 상태다. 현재 학계, 소비자, 유업계 측은 정부안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생산자단체는 낙농가 소득 감소 등을 이유로 반대한다. 농식품부는 앞으로생산자 단체와 지속 협의한다는 방침 아래 권역별 낙농가 현장 설명회 등을 열 예정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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