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adership 클래스 - 고승범 위원장의 인맥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016년부터 지난 9월 금융위원장 취임 전까지 햇수로 6년 동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직을 역임했다. 금통위 역사상 첫 금통위원 연임 사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인연이 한몫했다. 지난 2016년에는 금융위원장 추천으로 금통위원이 됐으나 2020년에는 이 총재 추천을 받았다. 이 총재는 추천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한은과 정부의 정책 협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총재와 고 위원장이 공유했던 부분은 경제에 대한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온화한 성품의 고 위원장은 금통위원 재직 당시 소수의견 개진 등 금융 불균형에 대해 우려감을 여러 차례 드러내며 갑자기 매파로 분류됐는데 이 총재 역시 고 위원장과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금융거래법을 놓고 긴장 관계에 있었던 한은과 금융위도 고 위원장 취임 이후 분위기가 급격히 개선됐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는 행정고시 동기(28회)다. 정 원장이 나이로는 한 살 많고 학번으로도 한 해 서울대 선배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서 수십 년 동안 지근거리에서 호흡을 맞춰왔던 정 원장과 고 위원장이 비슷한 시기에 원장과 위원장으로 나란히 취임한 뒤 두 금융당국 간 갈등은 상당 부분 해소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 그동안에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견제와 균형 수준을 넘어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무래도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의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기관의 관계는 빠르게 호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 위원장은 소문난 독서광이다. 그는 최근에 직원들에게 자신이 읽은 책을 바탕으로 20권의 책을 추천했는데 금융위기나 자산시장 거품 등 비정상적 경제 상황과 해법을 다룬 책이 많다. 책 추천의 방식으로 소신을 분명히 드러내는 효과도 거뒀다. 추천 목록 1번은 금융위기의 고전 중 고전인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찰스 킨들버거)’로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파동 이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주요 금융위기를 다루고 있다. 2번 ‘이번엔 다르다(케네스 로고프, 카르멘 라인하트)’ 역시 금융위기 사례를 분석하고 위기 발생 직전 나타나는 경고 신호를 짚어보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3번 ‘빚으로 지은 집(아티프 미안, 아미르 수피)은 특히 가계 부채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취임 직후 직원들에게 가계부채와 가상화폐 거래소 정리 문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는데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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