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山東)성에 있는 맹묘(孟廟 : 맹자의 사당)에 맹자 어머니 위패를 모신 맹모전(孟母殿)이 있다. 그곳에 ‘모교일인(母敎一人)’이라고 쓰인 비석이 있다. 1925년 이곳에 주둔했던 북양군벌(北洋軍閥) 필서징(畢庶澄) 장군이 썼다고 한다. 문화대혁명 때 홍위병에 의해 다른 유적은 모두 파괴됐으나 이 비석만 온전하게 보전됐다. ‘母敎一人’은 ‘어머니 교육의 일인자’ 즉, 역사상 자녀 교육을 가장 잘한 어머니란 뜻으로 맹모의 공덕을 칭송한 글이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맹모단기(孟母斷機)’를 통해 맹모가 자식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마련해주려 애쓰고 자식에게 단호한 가르침을 준 것을 익히 알고 있다. 보통 어떤 사람을 기리려면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기 마련인데 ‘모교일인’은 간결해도 너무 간결하다. 그러나 울림이 크다. 담고 있는 뜻 또한 넓고도 웅장하다. 이보다 더 큰 찬사가 있을까?

이 ‘母敎一人’을 ‘어머니는 한 사람만 가르치셨다’고 풀이하는 사람들도 있다. 원래 뜻과는 상관없이 이 풀이도 신선하다. 그 한 사람이 만고(萬古)의 스승이 돼 사람들에게 삶의 바른길을 일러주었고 2300여 년 동안 동양 사회의 정신적인 지주가 됐기 때문이다. 위대한 사상가의 근저에 어머니의 지혜로운 가르침이 있었다. 한 어머니의 가르침이 동심원을 그리며 가정과 국가를 넘어 동아시아 전역에 퍼진 것이다. ‘모교일인’을 보며 가정에서 부모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고 자녀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 되묻게 된다. 우리에게도 한석봉 어머니와 율곡 어머니인 신사임당이라는 훌륭한 어머니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이름 없는 어머니도 계셨을 것이다. 그분들이 자녀를 잘 가르쳐주신 덕에 우리가 이만한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이름 없는 어머니께도 ‘母敎一人’이라는 이 글을 드리고 싶다.

중동고 교장,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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