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 대선 시대 정신을 묻다 -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정치철학 빈곤탓 비난전 점철
권리의식 재확인 잔치인데…
‘비호감 대선’ 표현 안타까워”

“투표는 민주주의 위한 의무”


광주=장재선 선임기자

김희중(75·사진) 천주교 대주교가 대선 경쟁을 하는 각 진영이 승리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국민 머슴을 뽑는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주교는 문화일보 신년 인터뷰 ‘3·9 대선, 시대 정신을 묻다’에서 “이번 대선이 진영 간 퇴행적 비난전으로 점철되고 있는 것은 정치 철학의 빈곤 탓”이라고 했다. 정치인들이 왜 정치하느냐의 문제의식은 없이 어떻게 정치할 것인가의 술책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은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 뜻이 실현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과 가치를 조화시키는 조정자여야 한다”며 “각 정치 세력이 정파 이해를 넘어서 국민과 나라를 위해 최선의 목표를 제시하며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대교구장인 김 대주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의장을 지낸 바 있는 종교계 대표적 지도자이다. 지난달 30일 광주대교구청에서 만났을 때, 그는 “5년마다 열리는 대선은 국민의 권리의식을 재확인하는 잔치가 돼야 하는데, 정치혐오 마당이 된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국민 사이에서 ‘비호감 대선’이라는 표현이 나오게 된 것이 안타깝고 슬프다”고 했다.

김 대주교는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이 투표를 포기하지 말고 윤리, 도덕적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치인들을 견제해야 다음번에 좀 더 나은 후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뽑고,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택하는 것이 민주주의 체제 선거”라며 “호주 같은 나라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투표하지 않으면 벌금형 등에 처하는 것은 투표가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시민 의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대주교는 이번 대선이 세계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며 경제 선진국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 존엄성을 인정받으며 사회적 약자가 배려를 받는 나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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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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