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강원 동부전선 탈북자 월북 사건이 벌어진 지 나흘째인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년 11월 22사단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김모 씨는 지난 1일 비슷한 경로로 다시 월북해 군 기강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강원 동부전선 탈북자 월북 사건이 벌어진 지 나흘째인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년 11월 22사단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김모 씨는 지난 1일 비슷한 경로로 다시 월북해 군 기강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 탈북자 월북 사건 일파만파

軍 “대공 용의점 없다” 발표에
전문가 “하루만에 결론 불가”
“병력·초소 무리하게 줄이면서
과학화 장비 도입에 경계약화”


새해 첫날 탈북민 월북 사건 여파가 확산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5년간 유화 일변도 대북정책에 비핵화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군의 기강 해이와 경계태세 붕괴만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탈북민에 대한 대공수사권도 없는 군 당국은 월북자의 신원이 파악된 지 하루 만에 ‘대공 용의점이 없다’고 판단하는 등 파장 줄이기와 책임 모면에 급급한 모습이다.

4일 복수의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을 중심으로 한 정보당국은 월북 사건이 발생하고 하루 뒤인 2일 월북자 김모(30)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또 대공 용의 정황을 포착하고 합동조사에 들어갔지만, 군 당국은 3일 오후 서둘러 대공 용의점을 부인했다. 대공수사 전문가인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대공 용의점을 파악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데 신원이 특정된 지 하루 만에 대공수사권도 없는 군 당국이 ‘대공 용의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잇단 경계 실패에도 군 당국은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군 당국은 지난 2020년 11월 김 씨의 귀순 당시 과학화 경계 시스템 노후화를 핑계 대며 장비 현대화 예산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계경보가 울렸는데도, 부대 내 경계병·간부 모두 월북자를 식별하지 못했다. 특히 경계병들의 긴장이 풀어지는 새벽 시간대가 아닌 오후 6~11시 사이에 월북 사건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김 씨에 의해 2차례나 철책이 뚫렸지만 군 당국은 여전히 장비 현대화를 강조할 뿐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군에서 최악의 경계 실패가 발생했지만 군 최고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도, 질책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대통령부터 평화 분위기를 강조하면서 군 당국도 경계 실패에 점점 무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성능이 제대로 검증 안 된 과학화 시스템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경계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며 병력·초소 경계 강화 등 군 기강 확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과학화 경계 장비가 시도 때도 없이 울리다 보니 경계병들은 ‘양치기 장비’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순·정충신 기자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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