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에너지전문가 보르도프

에너지시스템서 탄소 제거땐
전력사용량 극적 증가 불가피
비용절감 효과·안전성 측면서
원전이 脫탄소화에 가장 적합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유럽연합(EU)이 원자력발전을 친환경 ‘녹색 투자’로 분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 최고 에너지전문가인 제이슨 보르도프 컬럼비아대 국제에너지정책센터 소장이 3일 “원자력을 전력공급원으로 포함하면 비용이 낮아지고 신뢰성·복원력이 향상돼 탈탄소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원자력이 다시 주목받는 요인으로 기후위기 대응의 절박함과 안전 우려를 줄이는 기술 발전, 국가안보상 필요 등 3가지를 꼽았다.

보르도프 소장은 이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실은 기고문에서 “에너지시스템에서 탄소를 제거하면 전력사용량이 극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원자력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원자력 없이 ‘넷 제로(Net-zero·탄소 중립)’를 달성하는 것보다 원자력의 위험·과제를 해결하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그는 “체르노빌·후쿠시마(福島)가 대중의 기억에 남아 있지만 원자력은 다른 에너지원보다 사망률이 훨씬 낮았다”며 “생성된 에너지를 기준으로 할 때 석탄 화력에너지 관련 사망자 수는 원전 사망자 수보다 약 350배 더 많다”고 지적했다. 보르도프 소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가안보회의(NSC) 국장·대통령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한 에너지전문가다.

보르도프 소장은 원자력이 재조명되는 첫 번째 이유로 기후위기 대응의 절박함이 커지면서 핵에너지를 통해 탄소 중립으로 가는 길이 빠르고, 쉽고, 저렴해진다는 인식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자력은 필요할 때 언제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무탄소 에너지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프린스턴대 연구 결과 미국이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가장 저렴한 방법은 원전을 3배로 늘리는 방법인 반면 가장 비싼 시나리오는 재생에너지로 모든 수요를 맞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르도프 소장은 또 원자력의 전망이 밝아진 이유로 폐기물·안전 우려를 줄이는 기술 발전을 꼽았다. 그는 “냉각수 자연순환 같은 고급안전설계를 사용하거나 물 대신 헬륨·용융염·나트륨 같은 냉각재를 사용하면 안전성이 훨씬 커진다”고 설명한 뒤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등 전 세계가 개발 중인 신기술도 거론했다. 마지막으로 보르도프 소장은 국가안보상 원자력 투자와 산업경쟁력 유지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는 “2018년 기준 계획·건설 중인 72개 원자로 중 50% 이상이 러시아, 약 20%가 중국기업이 건설 중인 반면 미국은 3% 미만”이라며 “중국·러시아가 핵(연료) 거래·안전 규범을 결정할 경우 핵확산 방지 노력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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