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단·인력운용 전면 재수립할판
대한항공,TF 꾸려 대응책 모색
차세대 항공기 도입 지연 가능성
리스비중 높은 아시아나도 부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비행기 선단인 기단(機團·fleet)과 인력 운용 등 경영계획 전반을 전면 재수립해야 할 상황에 내몰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두 회사 간 인수·합병(M&A) 승인 전제조건으로 공항 슬롯(비행기 이착륙 횟수)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을 제시한 여파 때문이다. 코로나19 변이종 확산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서 ‘빅2’ 항공사 간의 M&A도 험로가 예상됨에 따라 전반적으로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공정위에서 합병 심사보고서를 받는 대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1월 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슬롯 반납, 운수권 재배분 등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결합을 승인하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서 의결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 대한항공의 기단 운용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직전까지 110개 국제선 노선을 운항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금은 33개 노선만 정상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국제선 노선을 확대할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보잉의 중대형 기종인 B787 등 200~300좌석 규모의 중·대형기 위주로 기단을 재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정위의 결정대로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이 축소되면 이런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차세대 항공기 도입 시기 등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보다 항공기 리스 비중이 높은 아시아나항공도 기단 운용 계획 수정에 따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양 사의 인력 운용 계획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공정위의 시정조치대로 운수권이나 슬롯을 제한하면 비행기 운항횟수가 줄어들고 유휴인력이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계약직 근로자들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거나 승무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살필 수밖에 없다. 고용유지 등의 내용을 담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 전략(PMI) 내용 일부가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운수권을 축소하면 비행기를 줄일 수밖에 없고 구조조정 없는 고용 계획이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두 항공사 합병에 필요한 미국·유럽연합(EU)·일본·중국 정부의 승인 심사가 늦어지고 있는 점도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두 항공사는 공정위 결정과 코로나19 변이종 확산 등으로 여객부문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당분간 화물수송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물류대란이 이어지며 화물 운임은 연일 상승하는 추세다. 여객기의 화물기 개조 사례도 늘어날 전망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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