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재판부, 규정상 원심 직권 파기하면서도 1심 형량 ‘감형 불가’
“예상치 못한 불행 초래할 수 있는 범죄…엄중 처벌해야”


대전=김창희 기자

2회 이상 음주운전자를 가중 처벌하는 이른바 ‘윤창호 법’ 조항에 헌법재판소가 위헌을 결정했지만, 대전지법은 ‘감형 기대’를 품었을 음주 운전자들에게 잇달아 단호한 판단을 내려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대전지법 형사항소5부(부장 이경희)는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해 1심에서 징역 1년 2월의 실형을 받은 A(54) 씨에게 최근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A 씨는 2020년 10월 21일 오후 대전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71%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음주운전으로 2회 이상 적발된 사람을 가중 처벌하는 윤창호법(도로교통법 148조의2 제1항)이 적용됐다. 하지만 항소심 선고 전인 지난해 11월 25일 헌법재판소에서 도로교통법 148조의2 제1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A 씨에 대한 원심은 재판부 직권 파기 대상이 됐다.

재판부는 “오래전이긴 하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포함해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으로 각각 2번이나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며 “규범의식이 박약한 상태로 보이고, 재범으로 인한 비난 가능성 역시 매우 크다”고 밝혔다.

같은 재판부는 음주운전으로 2회째 적발된 B(48)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1심에서 받은 형량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유지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 운전 강의 수강도 동일하게 명령했다. B 씨는 2019년 12월 1일 오후 혈중알코올농도 0.110%의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충남 지역 한 도로를 이동했다. 그는 당시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아 운전자에게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2007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던 B 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돼 윤창호법이 적용됐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은 자신뿐만 아니라 무고한 다른 사람에게 예상치 못한 불행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범죄”라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한 데다 교통사고를 일으켜 결국 음주운전의 위험성이 구체적으로 현실화했다”고 판시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창호법 일부 조항 위헌 이후 이 조항을 적용받아 중형을 선고받았던 피고인들에게 대체로 2심에서 감형해주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라면서도 “원심 형량이 그리 세지 않고, 어차피 양형 범위 안에 있었다면 대전지법 사례는 일벌백계 차원에서라도 좋은 판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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