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교육부장관賞 김영원

존경하는 엄유정 선생님께.

선생님, 저는 태어날 때의 기쁨은 잠시, 생후 18개월이 돼서야 걷기 시작했고 말하는 것도 다른 애들이랑 다르게 많이 느렸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다른 애들보다 조금 느린 것뿐이라고 생각해 정상적으로 초등학교에 보내셨습니다. 하지만 한밭여중 1학년 1학기 말기에 대형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여러 명에게 집단 폭행과 왕따를 당해 경찰 조사와 해바라기 센터에 가서 정밀 진단을 받고,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정신없이 이쪽저쪽 불려 다니다가 그 과정에서 제가 지적 장애 3급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저는 가해 학생들이 전학 가기를 원했지만, 가해 학생들의 가정 상황으론 전학 가기가 어려워 결국 피해 학생인 제가 전학을 가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그렇게 대성여중 교감 선생님과 특수반 담당인 엄유정 선생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엄유정 선생님은 처음 저희 부모님을 만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부모님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여기까지 오셨는지 대충 말씀은 들었습니다. 영원이 부모님, 걱정 마세요. 저도 장애인 자식을 키워봐서 부모님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엄유정 선생님을 만나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특수반 활동을 통해 자전거 타는 법도 배우고 특수반에서는 저보다 어려운 아이들을 돌봐주는 도우미 역할도 했습니다. 저는 장애인 수영 대회에 나가 금메달, 은메달을 따고 무엇보다 신인 선수상도 받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내내 부모님은 학교에 불려 다니면서 눈물도 자주 흘리시고 서러움도 많이 느끼셨는데, 엄유정 선생님을 만나면서 중학교 2년 내내 학교에 불려가는 일이 없었습니다. 제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안 불려간 것이 아니라 문제를 일으키려고 하면 엄유정 선생님께서 직접 나서서 모든 문제를 차단하셨기 때문입니다.

저희 부모님이 먹고살기가 바빠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신경 쓰기가 쉽지 않았는데, 엄유정 선생님은 등하교도 직접 시켜주시고, 제게 부모님 대신이었습니다.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조언해주시고 고등학교 졸업 후 진로에도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정년퇴직하시는 그날까지 아무 쓸모 없는 특수반 아이들을 이 세상 보석 같은 아이들로 키워내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겠습니다. 지금도 밴드방에서 엄유정 선생님의 격려와 배려로 날마다 변화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지고 감동을 받습니다. 제가 엄유정 선생님을 만난 것은 하나님의 축복이었음을 고백하면서 이 감사 편지를 마감할까 합니다. 엄유정 선생님,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나와 나의 가정을 살리신 엄유정 선생님 파이팅!!

대성여고 3학년 2반 3번 김영원 올림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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