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소규모주택 정비 조례’ 개정

5000㎡ 미만 낙후된 지역 대상
상가지역에 아파트 재개발 가능
역세권범위 승강장서 최대350m

용적률 최대2.5배 높여 고밀개발
완화된 용적률 절반은 공공 활용


서울시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낙후된 역세권과 준공업지역에 소규모 재개발 사업을 도입한다. 용적률은 최대 2.5배 높여 고밀 개발의 문턱을 낮추는 대신 완화된 용적률의 절반은 공공임대주택, 공공임대상가 등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시장 수요자가 선호하는 주택이 공급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고밀 개발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주문했다.

서울시는 ‘서울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조례’를 지난해 12월 30일 개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조례 개정은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4 주택 공급대책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국회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국토부는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당시 소규모 재개발 사업을 통해 올해 서울권에 6000가구 공급이 가능하다고 추계한 바 있다.

소규모 재개발은 △면적 5000㎡ 미만 △노후·불량건축물의 수가 전체의 3분의 2 이상 △폭 4m와 8m 이상 도로를 두 개 이상 접해야 하는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추진될 수 있다. 서울 전역 307개 지하철역 인근과 준공업지역 가운데 해당 요건을 갖춘 곳은 소규모 재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 정비구역 등으로 지정된 지역은 사업 대상이 아니다. 소규모 재개발은 신축·노후 건물이 혼재해 광역 개발이 어려운 지역을 개발, 주택을 공급하고 낙후된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기존 상가·공장 밀집 지역에도 아파트 재개발이 가능한 게 가장 큰 이점으로 꼽힌다. 서울시 내 준공업지역의 평균 주거 비율은 약 43%다.

역세권 범위는 승강장으로부터 250m 이내로 정했다. 다만 서울시는 사업 활성화를 위해 3년간만 역세권 범위를 350m 이내로 적용할 계획이다. 용도지역은 2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3종 일반주거지역 또는 최대 준주거지역까지, 3종 일반주거지역은 준주거지역까지 변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종 일반주거지역이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되면 용적률은 200%에서 최대 500%까지 완화돼 더욱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용도지역 변경에 따라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은 공공시설 확충에 활용된다. 공공임대주택뿐만 아니라 영세상인 보호를 위한 공공임대상가와 지역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임대산업시설도 세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구 수가 아닌 질 좋은 주택 공급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동안 가구 수를 늘리기 위해 원룸 등이 많이 공급됐지만 수요자의 외면을 받았다는 지적이다. 고층 건물 난립에 따른 도시 경관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근처 저층 주거지의 일조권과 사생활 침해 문제 해소는 당면 과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너무 고급화해 가격을 올리는 일이 없어야겠지만 방 한 칸짜리 주택을 만들어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일도 없어야 한다”며 “고밀 개발을 하면 교통·교육·환경 문제가 따라오기 때문에 해결책 마련도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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