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도 ‘1·6사태’ 특위
9명 중 2명뿐인 공화당 소속
“민주주의 수호위해 뭐든 할것”
의회의사당 난입 사건이 있던 날,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이던 마크 메도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육성으로 공개한 사람은 불과 7개월 전까지만 해도 공화당 서열 3위였던 리즈 체니(55·사진)였다. 1·6 사태의 진상 조사를 위해 꾸려진 하원 특별위원회가 사태 전후 메도스의 행적을 조사해 발표한 51쪽짜리 보고서 내용을 천천히 읽어 내려가는 체니 하원의원의 모습이 지난달 13일 밤 TV 화면을 가득 채웠다. 의회 난입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대한 직무 유기를 범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온 그는 약 4개월 후 공화당 내 강성 트럼프 지지자들의 압력에 의해 의원총회 의장직에서 축출됐다.
체니의 행보가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은 그가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 산하의 1·6 사태 조사 특위에 임명되면서부터다. 9명 인원의 특위에 그는 애덤 킨징어 의원과 함께 유일한 공화당 소속으로 포함됐다. “초당적 노력이 반영돼야 한다”는 특위 지도부의 뜻에 따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체니를 특위 부위원장에 지명했다. 위원장을 맡은 베니 톰슨 민주당 의원은 관련 성명에서 체니가 “미국인들을 위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보여줬다”고 밝혔다.
체니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의 부통령으로, 미 정계에서 핵심 ‘네오콘’(신보수주의) 세력으로 분류되는 딕 체니의 장녀다. 아버지의 지역구이기도 했던 와이오밍에서 2016년 하원 입성에 성공한 뒤 내리 3선을 했다. ‘이념적 기득권층’이면서도, 당내 주류 세력과 길을 달리하는 그가 “힘들고 외로운 싸움을 해 왔다”고 CNN은 평가했다. 반(反)트럼프 성향의 보수 비영리 정치 단체 ‘DDT’(Defending Democracy Together)를 설립한 빌 크리스톨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체니는 트럼프와 거리를 두면서도 그를 묵인해 온 공화당 의원 중 한 명이었지만, 이제는 트럼프를 걷어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공화당원들의 리더로 떠올랐다”고 평했다. 주독미군 감축, 대선 불복 등 각종 이슈에서 끝없이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워 온 그의 소신이 1·6 사태를 거치며 “초당적 합의에 근간을 둔 미국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퓰리처상을 3번 수상한 뉴욕타임스(NYT)의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토머스 L 프리드먼은 ‘리즈 체니가 가진 용기가 민주당엔 있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재선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신념을 지키는 그의 행보를 높이 평가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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