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외과·방사선과 등 협진
환자 위한 최적 치료법 설계
40만 명·14종 암 데이터 구축
유전체·생활습관 효율적 분석
최첨단 복강경·로봇 수술 선두
국제 유명저널 등에 성과 공개
서울아산병원 암 병원에서 췌장암 치료를 받고 있는 러시아 출신의 호첸코바(가명)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고국에서 더 이상의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주치의의 진단을 받았다. 심지어 러시아에서 수차례 암 수술을 받고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주치의의 추천으로 어렵게 한국행을 택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 암 병원에서 2018년부터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를 통해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분석한 맞춤형 항암 치료에 들어갔다. 또 의료진이 ‘정밀의료 통합 플랫폼’ 시스템으로 환자의 유전자 형태·병기·나이 등이 비슷한 사람들의 치료 결과를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적용한 결과, 현재 암이 상당 부분 줄어들어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 회복했다.
서울아산병원 암 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간 약 96만 명 규모의 암 환자를 치료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암 병원이다. 누적된 치료 경험과 연구 실적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암 치료 기관으로 올라섰으며, 이 같은 성과가 국제 저명 저널 등에 공개되면서 호첸코바와 같은 해외 암 환자들이 앞다퉈 찾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암 병원은 특히 복강경·로봇수술 등 최첨단 암 수술에 있어 선두 그룹에 속해있다는 것이 의료계 평가다.
실제로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지난해 9월 글로벌 조사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와 함께 발표한 ‘2022 분야별 세계 최고 병원’ 평가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암 병원은 세계 5위에 기록됐다. 직전 해 7위에서 두 계단 상승해 암 치료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최정상급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엠디앤더슨 암병원,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다나파버 암센터, 메이요 클리닉 암센터와 함께 세계 5대 암 치료 기관으로 선정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암 병원은 국내 최초로 2006년부터 암 통합진료를 시작한 데 이어 2020년에는 국내 최다 수준인 4900여 건의 암 통합 진료를 실시했다. 2021년의 경우 3분기까지 4100여 건의 암 통합진료가 시행돼, 직전 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 통합진료는 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관련 진료과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암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법을 설계하는 시스템이다.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와도 협진한다. 암 통합진료는 유방암, 폐암, 대장암, 두경부암, 식도암, 담도암, 췌장암 등에서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암 병원은 임상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정밀의료’ 실현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는 개인마다 다른 유전체 정보와 환경적 요인, 생활 습관 등을 분석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암 병원은 지금까지 이곳에서 치료받은 암 환자 40만여 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유전체 정보와 검사, 수술, 약제 등 환자 개인별로 임상 정보를 통합적으로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정밀의료 통합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정밀의료 통합 플랫폼은 환자의 전체적인 임상 정보를 그래프, 표 등을 통해 한 화면에서 확인하고 유전체 검사 정보까지 손쉽게 파악해, 의료진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돕는 시스템이다. 또한 정밀의료 통합 플랫폼은 질환 발생 여부를 알려주는 바이오마커와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도 활용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암 병원은 그동안 쌓아 온 임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암 연구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암병원 데이터센터’를 개소했다. 데이터센터는 대장암, 유방암, 위암, 폐암, 간암, 비뇨기암, 부인암 등 14개 암종의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실제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암 종류별로 수집했다.
또 앞으로 발생하는 임상 데이터들에 대해 자동으로 입력되는 시스템 역시 올해 구축하기 시작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데이터 내 환자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들을 제거하는 한편, 연구용으로 사용할 때에도 병원 내 임상연구심의위원회 승인을 거쳐 데이터에 새로운 ID를 발급하도록 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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