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결혼 8개월 차 신혼부부입니다. 남편과는 지인 소개로 만났어요. 사실 저는 잇단 소개팅에서 비슷한 대화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소개팅에 질려 있는 상태였어요. ‘소개팅 그만하고 혼자 행복하게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려던 찰나! 소개팅이 하나 더 들어 왔는데요, 거기서 남편을 만났어요.
남편은 지하철역 출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저를 보고 마음에 들었답니다. 첫 만남은 특별했어요. 삼겹살을 먹으러 갔거든요. 남편은 자연스럽고 편하게 만나고 싶어 소개팅 장소를 삼겹살집으로 잡았다고 해요. 고기 먹으면서 말을 하나도 안 하길래 ‘내가 마음에 안 드는구나!’ 싶었습니다. 밥만 먹고 헤어질까 생각했지만, 사람을 너무 쉽게 판단하는 건 아니다 싶어 커피 한잔 하자고 제안했어요. 커피를 마시면서 분위기가 많이 풀렸어요. 저는 급기야 애프터 신청까지 했습니다.
남편이 제 앞에서 한마디도 못했던 이유는 낯가림이 심해서였다고 합니다. 제가 차분하게 대화를 이끌어가니 나중엔 긴장이 많이 풀렸다네요. 제 애프터 신청이 정말 기뻤다고 하더라고요. 두 번째 만남에서 남편이 분홍색 장미꽃을 준비해왔을 때 남편의 마음을 확신했죠. 일주일도 안 돼서 네 번째 만났는데, 그때 제가 만원 버스에서 남편 팔을 살짝 잡았습니다. 남편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제 손을 잡는 것으로 화답했죠. 사이는 점점 확실해졌지만, 남편이 사귀자는 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왜 고백 안 하느냐”고 물었더니 남편이 “사귀지 않으면 손을 잡지 않아요”라고 말하더라고요.
프러포즈도 제가 먼저 했어요. 남산이 보이는 호텔에서요. 남편은 예상하지 못한 제 프러포즈에 눈물을 펑펑 흘렸답니다. 전 원래 연애는 해도 결혼은 하지 않는다는 주의였어요. 지금은 남편과의 결혼이 제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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