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에, 연주 난도 광장히 높아
오케스트라의 조율 이끄는 악기
23세 때 첫 기악 모음곡 작곡
전업작곡가 아닌 창작기쁨 향유
오보에를 위한 작품 16개 작곡
오페라 50편 대부분 악보 유실
오케스트라 공연은 연주자들이 악기의 음을 조율하는 튜닝으로 시작된다. 가장 먼저 플루트와 클라리넷 같은 목관 악기의 튜닝을 시작으로 트럼펫, 호른, 트롬본 등의 금관 악기군이 뒤를 잇고 마지막으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의 현악기 순서로 마무리된다. 이때 홀로 A음(라)을 길게 내며 전 오케스트라의 조율을 이끄는 악기가 바로 오보에다. 관악기는 현악기에 비해 온도나 습도 같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이 중 오보에의 소리가 가장 안정적이면서 우아하며 주변의 소리에 묻히지 않고 잘 뻗어 나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튜닝의 기준이 된다. 실제로 오보에는 연주의 난도가 굉장히 높고 클라리넷과는 다르게 두 개로 된 겹 리드(소리를 진동시키기 위한 갈대)를 쓰기 때문에 튜닝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이런 오보에라는 악기의 지위를 협주곡의 독주 악기로 끌어올린 작곡가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 출신의 토마소 알비노니(1671∼1751)다.
알비노니는 베네치아에서 부유한 제지업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물질적으로 넉넉한 환경 속에 어려서부터 바이올린과 성악을 배웠고 작곡 수업도 받을 수 있었다. 체계적인 음악 교육을 받지는 않았고 조반니 레그렌치에게 음악 수업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3세가 되던 1694년 자신의 첫 오페라 ‘팔미라 여왕, 제노비아’와 첫 기악 모음곡 ‘트리오 소나타’를 작곡했는데 알비노니는 이런 음악적 재능에도 정작 본인은 직업 음악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알비노니는 자신의 여러 악보에 ‘베네치아의 딜레탕트 바이올린 음악가(musico di violino dilettante veneto)’라고 표기해 놓았다. 이는 본인이 음악을 업으로 삼지 않는 아마추어 음악가임을 뜻하는 것인데, 알비노니는 자신이 음악을 생계의 수단이 아니라 온전한 창작의 기쁨으로서 향유하는 데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당시 음악가들이 궁정이나 교회에 종속돼 그들이 원하는 작품들을 의뢰받아 창작하는 반면 재정적인 여유가 넘치는 딜레탕트들은 어떤 제약도 없이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작품 7번과 8번 악보에는 스스로에게 ‘베네치아의 귀족(Nobile Veneto)’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놓기도 했지만, 작품 9번부터는 모든 수식어를 없애고 오로지 작곡가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이즈음부터 작곡가로서의 직업적 자부심을 느꼈던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알비노니는 오보에라는 악기의 지위를 협주곡의 독주 악기로 끌어올린 최초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에는 오보에를 위한 작품이 16개나 들어 있지만, 오보에를 제외한 다른 관악기의 곡은 포함하고 있지 않은 것을 보면 오보에에 대한 그의 열정과 사랑을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 베네치아라는 활기찬 도시의 주요한 오페라 작곡자로서 50여 편의 오페라를 작곡하기도 했는데 대부분의 악보는 유실돼 현재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오늘의 추천곡
- 오보에 협주곡 작품 9-2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보에 협주곡의 하나로 꼽히는 이 곡은 합주 협주곡의 형식으로 오보에 특유의 포근한 음색이 따사롭게 다가온다. 1악장 알레그로 에 논 프레스토(Allegro e non presto)는 멜로디와 리듬의 풍부함이 아름답다. 2악장 아다지오(Adagio)는 오보에만의 목가적인 서정성으로 가득 차 있으며 오보에의 칸타빌레(cantabile)를 들을 수 있다. 3악장은 알레그로(Allegro)의 생생한 리듬과 함께 하나의 성부가 노래하면 다른 성부가 그것을 모방하고, 그들이 맞물려 가는 고전주의 카논(canon)기법의 진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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