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기관 노동이사제’11일 본회의 상정… 재계 “입법중단” 재촉구

“이사회, 노사 교섭기구로 전락
도덕 해이·방만경영 촉발하고
민간기업 도입 압력도 커질 것”
경제단체장 국회 항의방문 검토


정치권이 오는 11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법안 상정을 강행 처리할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재계가 입법화 중단을 재촉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재계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입법화될 경우 공공기관의 경영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노사 교섭 기구로 전락하고, 민간 기업으로 확대 적용하려는 정치·사회적 압력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주요 경제단체장은 국회 항의 방문을 검토하는 등 재차 해당 법안의 입법 중단을 촉구할 방침이다.

6일 재계와 경제단체에 따르면, 대한상의·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은 단체로 국회를 항의 방문해 노동이사제에 따른 폐해와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재차 밝히고 추가로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불을 보듯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논의나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과정을 배제한 일방적인 입법 행태는 후유증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5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뼈대로 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법안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 추천 또는 동의를 받은 비상임 이사를 1명 선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절차를 거쳐 선임된 노동이사는 기업 이사회에 참가해 발언권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재계와 기업, 경제전문가들은 법안이 통과되면 공공부문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을 촉발하고, 민간부문으로 확대하려는 무분별한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위 통과 직후 상의·경총 등 5개 경제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고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공공기관의 방만 운영 △노사관계 힘의 불균형 심화 △기업 이사회 기능 왜곡 △경영상 의사결정의 신속성 저하 등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입법절차 중단을 촉구했다.

재계는 노조 대표나 근로자 대표를 이사회 구성원으로 뽑는 노동이사제가 현실화할 경우 고질적인 대립적 노사 관계가 이사회로 확전되고 경영상의 주요 의사 결정 기능 자체가 통째로 마비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노동이사제가 민간 기업으로까지 확대되면 기업 경영을 위한 고도의 의사 결정 과정에까지 노조가 참여하게 된다”며 “개별 기업 노조를 넘어 강성 노동자 단체의 입김이 민간 기업의 의사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어떻게 기업을 운영할 수 있을지, 그야말로 험로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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