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숙 논설위원

새해가 되면 개인의 길흉지사에 대한 예측인 토정비결을 보는 사람이 많다. 개인의 사주 중 태어난 연·월·일을 바탕으로 일 년 신수를 설명해주는 것인데, 길한 일엔 기대를 갖게 하고 흉한 일엔 대비를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일정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 토정비결이 개인의 운에 대한 믿거나 말거나 예측이라면, 각 언론 매체들이 내놓는 2022 세계 전망은 좀 더 과학적인 데이터에 근거해 내놓는 분석이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다. 특히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매년 송년호 전면에 게재하는 다음 해 세계 전망은 적중률이 높아 많이 인용된다. FT는 지난해 12월 31일 자 기획에서 “2021년의 예측 20개 이슈 중 17개가 적중했다”고 자랑했다.

FT 올해 전망에서 두드러진 점은 코로나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스타일의 전제적 포퓰리스트가 퇴장할 것이란 예측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배한 원인이 코로나 부실 대응이었는데 그 여파는 올해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4월 총선에서 참패할 것으로 예상됐다. 철옹성 같은 그의 독재 체제는 야당이 반(反) 오르반 전선을 견고히 구축하면서 끝이 날 전망이다. ‘남미의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10월 대선 패배가 예상된다. 보우소나루는 “오직 신만이 나를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릴 수 있다”고 했지만, ‘민심은 신보다 무섭다’는 것을 실감할 듯하다. 5월 필리핀 대선 판세는 안갯속이지만, 마약범 퇴치 명분으로 시민 수천 명을 사살한 로드리고 두테르테의 퇴장은 예정돼 있다.

우리나라 3·9대선과 관련해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세계 대전망’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문재인 정권 인사들의 내로남불식 법치 무시 행태를 ‘비민주적인 진보 세력(illiberal liberal)의 일탈’로 규정한 바 있다. 따라서 한국 유권자들이 그런 세력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보다 정권교체를 택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의 모 컨설팅회사도 지난해 정세 보고서에서 “윤 후보가 유리하지만 수많은 발언 논란이 변수”라고 했다. 대선 판세는 야당에 유리한데도 불구하고 후보가 ‘자책골’을 연발한다면 기회를 놓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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