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베이징올림픽 불참 의미

종전선언 집중 등 외교력 낭비
대북 인권·제재 등에 역행하며
美 등 우방과의 관계까지 삐걱


북한이 오는 2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불참을 공식화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종전선언’을 비롯한 임기 막판 남북관계 개선 구상들이 좌초됐다. 정부는 5년 동안 북한을 중심으로 외교전략을 짜면서 국제사회가 추진하는 대북 인권·제재에는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고, 미국·일본 등 우방국들이 추진하던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도 엇박자를 냈다. 대북 유화 정책 추진에도 북 핵·미사일 고도화를 막지 못했고, 북한과의 안정적인 대화 라인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등 임기 말까지 북한의 강온 전략에 끌려만 다녔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베이징에 주재하는 특명전권대사를 통해 동계올림픽 불참을 알리는 서한을 지난 5일 중국 올림픽위원회 등에 전달했다. 북한은 서한에서 코로나19 문제와 적대 세력 준동 등으로 인해 자발적 의사가 아닌 불가피한 사정 때문에 불참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올림픽 불참은 임기가 4개월 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마지막 기회가 사실상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 대화 채널을 복구하기 위해 중국 등을 상대로 외교력을 집중해왔다. 여기에는 문 대통령이 추진하던 종전선언을 올림픽 자리에서 추진하려는 목적도 담겼다. 하지만 북한이 올림픽 불참을 공식화하면서 문 정부 5년 동안 올인해 온 대북정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물론 국가 위상에 맞는 외교관계 수립에도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한국의 외교력은 한계가 있어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지난 5년간 북한 문제에만 매달렸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종전선언에 집중하며 외교력을 낭비했다”며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제재에 대해서는 엇박자만 냈고 우방국과의 관계 설정에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5년 동안의 대북정책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완화됐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각종 미사일 개발을 통해 도발 플랫폼을 다양화·고도화시키고 있으며, 2020년 6월에는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도발을 벌이기도 했다.

정부의 대북 중심 대외전략은 동맹국과의 관계에도 이상기류를 만들었다.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발사(5일) 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6, 7일 이틀 연달아 회담을 갖고 북한에 대한 향후 대응과 상황 관리 문제를 논의했지만, 한국은 포함되지 못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관련기사

정철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