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경제위기 빠르게 회복한
드라기 총리 리더십 등 극찬


“Auguroni!(축하합니다!)”

영국의 유력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21년 올해의 국가’로 이탈리아를 선정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전년 대비 가장 많이 “개선됐다(improved)”고 판단한 국가에 이 영예를 안겨 왔는데, 노예제를 폐지한 우즈베키스탄이나 내전을 종식한 콜롬비아 등 그간의 선정 사례를 보면 판단 기준은 다양했다. 지난해 이탈리아에는 ‘유로 2020(축구 선수권 대회)’ 우승, ‘유로비전(노래 경연 대회)’ 우승 등 겹경사가 있었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정치·경제 상황에 더 주목했다. 7일 이 잡지에 따르면 2년 전만 해도 이탈리아의 경제 상황은 2000년만 못한 수준이었다. 1946년 공화국 수립 이래 75년간 무려 67번 정부가 교체되면서 생긴 정치 불안이 고착화된 탓이다. 이탈리아 역사상 의회로부터 가장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지난 2월 취임한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이 같은 정국 혼란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는 다당제 시스템의 한계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드라기 총리는 거의 모든 주요 정당이 참여하는 ‘좌우 동거’ 내각을 출범시켰고, 대다수 정치인이 정쟁에 집중하기보다는 “뼈를 깎는 개혁”에 동참한 끝에 유럽연합(EU) 내 27개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코로나19 회복 기금(1915억 유로·약 260조 원)을 배분받는 성과를 냈다. 아울러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80.51%(아워월드인데이터)로, 유럽 내 상위권에 속한다. 그 결과 지난해 이탈리아 경제는 독일이나 프랑스보다도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를 “유능하고,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지도자로 묘사하면서, 그가 대통령직에 도전할 경우 연정이 붕괴되면서 이전까지 지속돼 온 정국 불안이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올해는 미국 의회 난입 사건, 러시아 야당 지도자의 수감 등 “민주적 규범을 후퇴시킨” 굵직한 사건이 많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수도인 빌뉴스에 ‘대만대표부’ 개관을 허용하고 러시아·벨라루스의 반체제 인사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한 리투아니아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지도자를 탄생시킨 몰도바·사모아, 대선에서 야당 후보였던 하카인데 히칠레마를 당선시키며 부패한 권력을 축출하는 데 성공한 잠비아 등 국가들이 “두각을 나타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