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77·사진) 유엔 제8대 사무총장은 6일 “문명사적 대전환기인데도 국내 정치는 여전히 대중영합주의에 매몰돼 있다”면서 “정치지도자들은 자기희생과 헌신, 솔선수범으로 희망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회고록 출판기념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앞으로 어떠한 일에 대해서도 힘 있고 단호하게 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유엔 사무총장 재직 시절 많은 지도자를 만났는데 국가와 국민보다 자신들의 권력 강화를 위해 시간을 쏟는 이들이 많았다”면서 “정치 지도자들이 세계시민정신을 갖지 못하면 국민이 괴롭다”고 했다. 유엔에서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대선 정국에서 오로지 표를 얻기 위해 싸우는 여야 정치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반 전 총장은 2017년 1월 귀국 후 20여 일간의 정치 참여에 대해 언급하면서 “당시 온갖 가짜뉴스가 넘쳐 났는데 나중에 보니 저에 관한 비판은 드루킹의 작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유감을 표했다. 반 전 총장의 회고록 ‘반기문 결단의 시간들-세계를 하나로’(김영사)는 미국 컬럼비아대 출판부에서 출간된 ‘Resolved’의 우리말 번역본이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한승수·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의용·유명환·윤병세·강경화 등 전·현직 외교부장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미숙 논설위원 musel@munhwa.com
이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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