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해 볼 필요있다” 쇄신론
“적법한 절차였다” 강경론 맞서
주요 사건 수사 진전 없어
‘내부 결속 다지기’ 분석도
‘통신 사찰 논란, 공수처 전체 검사들의 견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1일 비공개 ‘검사 회의’를 열고 통신사찰 논란에 대해 난상토론을 갖기로 해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와 무관한 민간인까지 통신 조회가 무더기로 이뤄져 ‘빅 브러더’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공수처 내부에서도 강경론과 쇄신론이 충돌하면서 결국 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회의에서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통신 조회 논란 등 현안들에 대한 검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쇄신안을 찾을 방침이다.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을 포함한 공수처 검사 23명 중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인 검사 등을 제외한 나머지 검사들이 전원 참석한다. 공수처는 야당 의원과 기자, 교수, 일반 시민의 통신 자료를 무더기로 조회했다는 논란에서 한 달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공수처에 비판적이었던 인사들을 상대로 통신 영장을 발부받아 휴대전화·카카오톡 통신 내역 등을 확보한 사실도 드러나며 ‘사찰’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현재까지 공수처로부터 통신 조회를 당한 사람만 최소 300여 명에 달한다.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이번 검사 회의는 사찰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공수처 내에서 성찰의 필요성과 신뢰 회복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열리게 됐다. 이번 기회에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검사들은 “우리가 내부에서만 문제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외부의 시각으로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수사 대상자의 통화 상대방을 확인하기 위한 적법한 절차였다”며 문제가 없다는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고 한다. 이에 검사들이 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을 모색해보자고 중론을 모았고 김 처장도 이에 동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통해 쇄신안이 곧바로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회의가 공전하면 ‘외부 인사’를 통한 중재안을 찾을 수도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날 회의가 잇단 논란으로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차원이란 분석도 나온다. 통신 조회 논란에 공수처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검찰청 검사들이 절차적 문제를 이유로 법적 대응까지 나서면서 ‘고발 사주 의혹’을 비롯한 주요 사건 수사가 답보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진보 성향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 등 5개 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좌담회를 열고 통신 자료 수집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서채완 민변 변호사는 “수사기관에 통신 자료를 제공한 후 사후 통지하는 방식만으로는 개선책이 될 수 없다”며 “자료 제공에 대한 영장 제도 도입 및 기록·실태 점검 등 구제 수단 마련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완·염유섭·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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