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성들은 22사단장과 참모로 승진 발령 나면 기쁨보다 근심이 앞선다고 한다. 최근에만 지난해 2월 ‘오리발 귀순’ 사건 경계 실패로 사단장이 3월 보직 해임됐다. 후임 사단장은 성추행 2차 가해 의혹에 연루돼 지난해 8월 취임 5개월 만에 해임되는 수난을 겪었다.
앞서 2005년 술 취한 황만호 씨 월북 사건으로 사단장이 문책을 당했고, 2009년 민간인이 철책을 절단하고 월북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2012년 북한군 노크 귀순과 2014년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 등으로 사단장과 참모가 줄줄이 보직 해임됐다. ‘노크 귀순’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공식 사과했으며 귀순 유도벨이 새로 생겼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잇단 경계실패에 작전통인 육사 49기 선두주자 이승오 소장을 ‘사고부대’ 해결사로 22사단장에 발령냈다. 하지만 이 사단장 취임(2021년 12월 16일) 보름 만에 또다시 월북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22사단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22사단에서 근무한 한 예비역 장성은 “유독 대형 사건·사고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고, 지속적이고 주기적으로 각종 사건·사고가 벌어지면서 중간 간부들의 내성이 강해져 군기가 상대적으로 이완된 측면이 있다”며 “사건·사고가 났다 하면 지휘관 문책부터 하다 보니 중간 간부들의 책임감이 부족해졌다”고 말했다. 지휘관에 대한 문책도 필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잇단 사고에 따른 힐난으로 위축된 부대 사기를 올리고, 경계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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