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형 미술관 표방하며 개관
백남준 작품 ‘거북’등도 소장
VR·AR·XR 활용한 오감 만족
어린이 위한 예술 활동 체험도
풍성한 콘텐츠에 관람객들 북적
울산=곽시열 기자
‘미래형 미술관’을 표방한 울산시립미술관이 지난 6일 개관했다. 울산 첫 공공미술관이다. 울산지역사회는 이 시립미술관이 울산을 문화불모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해 줄 대표적 문화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에는 국내 광역시 중 유일하게 시립미술관이 없어 시민들은 미술 작품 관람을 위해 부산이나 대구, 서울 등 외지로 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울산 중구 북정동에 있는 울산시립미술관은 6182㎡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2770㎡ 규모로 조성됐다. 677억 원이 투입됐다. 국내 공공미술관 최초로 실감 미디어아트 전용관(XR랩)과 전시실 3개를 갖추고 있다. 후발주자인 만큼 차별화 전략으로 미디어아트 중심의 미래형 미술관을 표방하고 있다. 지역 정체성을 바탕으로 자연과 기술, 산업과 예술의 조화를 지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개관 기념사에서 “미술관은 단순히 작품을 관람하는 곳이 아니라 시민의 정서적인 풍요와 예술적 감성을 가꾸는 곳”이라며 “이번 시립미술관 개관을 계기로 지역 미술계와 끊임없이 호흡하며 문화예술 기반을 넓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개관 기념으로 모두 5개의 전시가 마련됐다. 백남준 작가 등 전 세계 14개국 7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개관특별전으로는 ‘포스트 네이처 : 친애하는 자연에게’가 준비됐다. 여기에는 17명의 국내외 미디어아트 작가가 참여, 기술과 자연이 공존을 넘어 융합을 이루는 작품을 보여준다. 백남준의 작품 ‘수풀 속 새장, 숲의 계시록’도 이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실감 미디어아트 전용관에서는 ‘블랙 앤드 라이트 : 알도 탐벨리니’ 전시가 마련됐다. 증강현실(VR)과 가상현실(AR), 확장현실(XR)을 활용한 오감 만족 체험전이다. 3전시실에서는 ‘노래하는 고래, 잠수하는 별’이란 제목으로 어린이 기획전이 열린다. 어린이들이 공감각적 예술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립미술관과 별도의 공간인 울산 동구 옛 울산교육연수원에서는 ‘울산시립미술관 소장품 : 찬란한 날들’이란 주제로 시립미술관 소장품 30여 점이 공개된다. 대표 소장작품은 백남준 작가가 1993년 제작한 ‘거북’으로, 166개의 모니터가 가로 6m, 세로 10m 규모의 대형 거북 형상에 부착돼 자연물 등 다양한 영상을 표출한다. 자연과 기술, 동양정신과 서양문물의 결합이라는 작가 특유의 미학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울산지역 우수 작가 24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대면-대면 2021’ 전시도 이곳에서 열린다.
미술관을 찾는 시민들의 반응도 좋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개관 직후부터 하루 1000∼3300명이 미술관을 찾고 있다. 남녀노소는 물론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많다. 외지 관광객 비율도 전체의 20%에 이르러 관광객 유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2일 초등학생 자녀 2명과 함께 미술관을 찾은 울산 남구 주민 오영준(44) 씨는 “울산에 미술관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고 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왔는데, 처음 접해보는 미디어 예술을 보고 신기해하고 즐거워했다”며 “앞으로 기획전이 있을 때마다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섭 울산대 미술대 교수는 “최근 들어 미디어아트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아트 작품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미술관이 문을 열어 기대가 크다”며 “일반 시민들도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미디어 예술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많이 접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진석 미술관장은 “울산시립미술관은 국내 공공미술관으로는 처음으로 미디어아트 상설 전시장을 보유, 다른 지역 미술관과의 차별성을 확보했다”며 “초기부터 많은 시민의 호응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시대 변화에 맞는 예술의 새로운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제시하는 미래형 미술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시립미술관 입장료는 1000원. 19세 미만과 65세 이상은 무료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과 설날, 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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