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시장은 호재보다 악재가 많습니다. 가장 큰 악재는 장기화한 ‘코로나19’와 전 세계적으로 너무 많이 풀린 돈이 부리는 마술, 즉 ‘인플레이션’이지요. 우선 코로나19는 먹는 치료제가 보급돼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다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악재가 아니지만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각국이 지난 2년 동안 쏟아낸 풍부한 유동성은 위험수위로 치달아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지요. 여기에 3월 이후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본격화하고 기준금리가 올해 안에 3∼4차례 인상된다면 금융시장이 취약한 신흥국에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지요. 물론 우리나라 입장에서 달러 강세는 원화 약세로 이어져 한국 제품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달러 강세는 수입 원자재 값을 올려 ‘고물가’를 유발하는 등 내수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지요. 이런 외적 악재 외에 국내 부동산시장을 흔들 큰 변수도 눈앞에 있습니다. 부동산 민심 이반에 따른 정책변화(대통령선거 및 지방선거)와 선거공약, 기준금리 인상(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및 대출 축소), 공급을 막는 초강력 규제 지속, 집값 고점 인식 확산 등입니다. 다만 집값 상승을 부추길 호재도 많지요. 고질적인 공급물량 부족, 전·월셋값 상승, 교통확충과 도시정비사업 등 개발 호재, 3기 신도시 등 개발 보상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 등이 주택시장 강세 지속을 받쳐주는 사안이지요.
실수요자들은 올해처럼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는 부동산시장일수록 ‘위험(리스크)회피’에 무게를 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주택 매수’보다 ‘청약 당첨’에 방점을 찍는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지요. 2007∼2008년 거품 시기에 집을 샀다가 2010년 전후 ‘하우스푸어’로 어려움을 겪었던 이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신규주택 청약 시에도 교통망 확충, 직주근접(職住近接), 대단지, 브랜드 파워 등을 키워드로 꼼꼼한 전략을 세워야겠지요. 굳이 기존 주택 매수에 나서더라도 향후 꾸준한 수요가 있을 곳을 선택해야 합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과 신도시(1·2·3기 신도시) 사이의 도심 접근성이 좋은 기존 주택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요. 대내외 환경으로 볼 때 올해 부동산시장은 집값이 변곡점을 맞는 터닝 포인트의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