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은닉 혐의로 검찰 송치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215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이모(45·구속) 씨가 경찰 조사에서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횡령 등 혐의를 적용해 14일 이 씨를 검찰에 넘긴 경찰은 이 씨 진술과 상관없이 공범 여부를 계속 파악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로 이 씨를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송치 직전 조사에서 “개인적으로 금품을 취득하기 위해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며 진술을 번복, 혐의를 인정했다. 앞서 이 씨 측은 사내 윗선이 범행을 지시했고 횡령금으로 사들인 금괴 절반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7시 40분쯤 남색 패딩을 입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유치장에서 나온 이 씨는 ‘가족들의 공모를 몰랐느냐’ ‘부친 소식이 진술 번복에 영향을 미쳤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뒤 호송차에 탑승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8년 오스템임플란트에 입사해 재무관리팀장(부장)으로 일한 이 씨는 잔액증명서를 위조하고, 공적 자금을 개인 은행 계좌 등으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회삿돈 2215억 원을 빼돌려 주식 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주식 투자에서 손실을 보자 돈을 빼돌리기 시작한 이 씨는 680억 원어치인 금괴 851개를 매입해 부친 등 가족 주거지에 숨겼다. 또 약 75억 원을 들여 아내와 처제 명의로 부동산도 매입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계좌를 동결했으며 금괴도 모두 회수했다. 횡령금으로 사들인 부동산에 대해선 기소 전 몰수·보전추징을 신청했다. 이 씨의 부친은 경찰의 금괴 압수 다음 날인 지난 9일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앞서 이 씨 아내와 여동생, 처제 부부 등 4명을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로 입건했다. 또 지난 12일 오스템임플란트 본사를 압수수색 해 재무 관련 자료를 확보했으며, 임직원들의 범행 지시·개입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독 범행 주장과는 별개로 가족 공모 및 윗선 개입 등 공범 관련 수사는 계속해서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훈·전세원 기자
전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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