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기대’ 강남 내림폭 적어
거래절벽 속 하락 속도 ‘양극화’


주택시장 침체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아파트 가격 하락 속도도 양극화하는 모습이다. 최근까지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선호지역, 비선호지역 가릴 것 없이 연고점을 치며 올랐지만 가격 하락은 선호지역보다 비선호지역이 더 빠른 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추가로 진행될 경우 소위 ‘영끌’ 등 무리한 대출로 집을 마련한 서민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둘째 주(10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0.02% 상승으로 전주 0.03%보다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은 대출 규제와 대선 변수로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서울의 아파트매매수급동향지수는 92로 전주 92.8보다 떨어졌다.

문제는 아파트값이 강남지역과 같은 선호지역보다 비선호지역에 해당하는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강북지역의 경우 매매수급지수가 지난해 10월 18일 102.1에서 1월 10일 91.1까지 떨어졌다. 반면 강남지역은 같은 기간 101.2에서 93까지 하락했다. 강북지역이 강남에 비해 시장 침체가 더욱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 강남지역은 최근 재건축 시장 기대감 등으로 인해 하락 폭도 작고 속도도 늦은 편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은 강북지역 등 비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격이 가장 먼저 마이너스로 전환된 곳은 은평구로, 최근 4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까지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노원구(9.83%)의 매매가격은 이번 주에 0.01% 떨어지며 약 1년 7개월여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서울 강북지역과 비슷한 시세를 나타내는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GTX 개통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올랐던 아파트 호가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의 피해는 서민 실수요자들이 더 크게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년가량 지속됐던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강남지역 고가 아파트 거래는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해 현금 동원력이 있는 구매자들이 거래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강북 지역 아파트들은 실수요 서민들이 무리한 대출을 통해 매매에 나섰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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