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규 현산 회장 사퇴 배경
후진국형 붕괴사고 두번이나
공공사업 수주 사실상 어려워
시공사 반대 현수막 곳곳에
鄭 “대주주 책임 다하겠다”
HDC그룹 회장직은 유지
‘주택 명가’를 표방해온 HDC현대산업개발이 출범 22년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두 번의 대형 사고로 현대산업개발이라는 회사명과 주거브랜드 ‘아이파크’는 물론 HDC그룹 전체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건물 붕괴사고로 여론이 들끓고 있는 17일 정몽규 HDC 회장은 전격 퇴진을 선언했다. 정 회장은 이날 “대형 참사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향후 HDC그룹 대주주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혀 지주사인 HDC 대표이사 회장직은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특히 시공사로 이미 선정됐거나 수주 경쟁 중인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까지 퇴출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는 ‘보증금 돌려줄 테니 제발 떠나주세요’ ‘우리의 재산과 목숨을 현산에 맡길 순 없다’는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까지 붙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여론은 싸늘한 상태다.
이번 사고로 현대산업개발은 공공사업 수주도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두 번의 붕괴 사고로 ‘입찰자격 제한’을 넘어 강도 높은 처벌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건설산업기본법은 ‘고의나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公衆)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법인 등록 말소나 1년 이내 영업 정지도 가능하도록 명시돼 있다. 영업 정지를 받으면 공사 신규 수주가 금지된다. 다만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적용받지 않는다.
건설업계의 한 임원은 “건설사가 영업정지만 받아도 각종 공사를 수주하지 못해 자체사업으로 연명해야 한다”며 “잇단 사고로 주택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 존립 위기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주력인 주택산업에서 공사를 못할 경우 ‘건설사로서 위상 자체’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999년 현대그룹서 계열 분리됐다. 그해 4월 정몽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생각의 틀을 깨는 혁신(Think Innovation)’을 내세우며 등장했다. 이후 주거브랜드 아이파크(IPark)를 내세워 주택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2021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9위의 국내 굴지 건설사로 성장했다. 주택 중심 사업만으로 괄목할 성과로 분류된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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