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7일째

일지에 ‘6∼10일만에 바닥 타설’
수색 지지부진… 장기화 가능성


광주=정우천 기자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17일 다른 하청업체 10곳에 대해 추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해당 업종은 모두 레미콘 분야로 붕괴 원인 수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해당 아파트 시공에 레미콘을 공급한 11개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모두 완료했다. 경찰은 앞서 철근콘크리트, 레미콘, 펌프카 등 하청업체 3곳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도 콘크리트 강도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한파 속 콘크리트가 충분한 강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 타설을 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압축 강도와 품질 저하 여부를 밝히겠다는 취지다. 다만, 수색·구조 상황, 건축자재 낙하 위험성 등을 감안해야 해 실제 시료 채취에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외벽 붕괴 사고로 실종된 작업자 5명에 대한 수색 작업이 이날도 계속된 가운데 광주시와 소방당국 등은 이날 오전 10시 관련 분야 전문가 대책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수색·구조 방안 도출에 나섰다. 건물 고층부의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떡시루처럼 쌓인 잔해물을 어떻게 제거할지가 향후 대책의 요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는 해체용 크레인으로 타워크레인 윗부분을 철거한 후 건물 외벽을 와이어로 묶고 잔해물을 제거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경찰과 광주고용노동청은 당시 공사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무량판 구조’로 짓던 화정아이파크 내부에 이른바 ‘동바리’라고 부르는 지지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 등 관계자는 “관계 법령에 따르면 20층 이상 또는 120m 이상에서 공사할 경우 3개층 이상에 동바리를 설치해야 한다”며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가 공개한 해당 건물 콘크리트 타설 일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3일 35층 바닥에서 38층의 위층인 PIT층(설비 등 배관이 지나가는 층) 바닥을 타설할 때까지 층별로 6∼10일이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12일 “201동 타설은 사고 발생일 기준 12∼18일 동안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고 해명한 것과 다르다.

경찰은 편법 재하도급 정황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사고 아파트 콘크리트 타설은 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맺은 G사가 맡았으나, 실제 사고 당시 타설 작업은 펌프카(레미콘을 고층으로 올려주는 장비)를 임대한 Y사 소속 작업자들이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번 201동 붕괴 사고 한 달쯤 전 203동에서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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