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두권 후보들의 ‘가족 리스크’가 대선 양상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어왔다. 16일 MBC가 방송한 ‘김건희 씨 7시간 통화 내용’도 그런 부류의 하나로 남게 됐다. 유력 후보의 부인으로서 한심한 행태를 보인 김 씨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몰래 녹음하고 공개한 관련 매체들 행태 역시 ‘정치 공작’을 연상케 할 정도로 문제가 많다.

MBC가 방송한 김 씨와 인터넷 매체 직원과의 통화 내용을 보면, 크고 작은 문제가 없진 않지만 대체로 기본적으로 편하게 주고받은 대화로 보인다. 특히, 여권 측에서 ‘본방 사수’를 외치며 대대적 여론전에 나섰던 것을 감안하면, 여권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큰 충격을 줄 것 같지도 않다. 물론 ‘미투’ 관련 발언, 1억 원 등 상식과 동떨어진 발언도 수두룩하다. 근원적 문제는, 김 씨가 서울의소리 촬영기사라는 이모 씨와 52차례에 걸쳐 7시간여 통화한 사실 자체다. 남편인 윤석열 후보가 대선에 뛰어들고 가족 문제가 부각된 와중이었음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조국 사태 수사, 선거 대책과 사생활 등 대화했다는 내용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이 일이 아니더라도 김 씨는 과장·허위 경력 의혹 등을 받아왔다. 대통령 부인이 이런 행태를 보인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이런 불안을 해소할 확실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윤 후보에게 결정적 타격이 될 수도 있다.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와 MBC의 행태도 문제가 많다. 정상적 취재·보도로 보기 힘들다. 김 씨가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주장을 했던 인터넷 매체와도 협의했다고 한다. 김 씨 발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을 자초하는 행태다. MBC가 기본을 지켰는지도 의문이다. 법원이 방송 불가 판정을 내린 부분을 MBC측 변호인이 외부에 유출했다는 정황도 나온다. 특히 야당 측은 과거 MBC가 ‘검언유착’의혹을 보도할 당시 함정 취재를 함께했다는 ‘제보자 X’ 지모 씨가 관여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한다. 언론이라면 이런 의문들을 투명하게 소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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