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90의 내부 디자인을 담당한 연구원들은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관통하는 테마로 한옥의 조형과 단순함의 미학을 바탕으로 한 ‘여백의 미’를 꼽았다. 오른쪽은 비행기의 퍼스트클래스를 연상시키는 뒷좌석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제네시스 G90의 내부 디자인을 담당한 연구원들은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관통하는 테마로 한옥의 조형과 단순함의 미학을 바탕으로 한 ‘여백의 미’를 꼽았다. 오른쪽은 비행기의 퍼스트클래스를 연상시키는 뒷좌석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책임연구원 3인이 밝힌 ‘제네시스 디자인’

시각적인 편안함에 역량 집중
대시보드 상단은 디지털 감성
하단은 아날로그 이미지 담아

변속 다이얼·센터콘솔 패널은
질감 달라 촉감으로 구분 가능


‘‘CEO 차’로 불리는 제네시스 신형 G90 차량의 실내 디자인을 관통하는 테마는 무엇인가?’

디자인을 담당한 연구원들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지니까 ‘여백의 미’라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G90은 세계 럭셔리(최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최정상을 꿈꾸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자신 있게 ‘플래그십 세단’으로 꼽는 모델이다. 플래그십 세단은 각 브랜드가 자존심을 걸고 기술과 디자인 역량을 쏟아부어 만든 일종의 ‘얼굴’과 같은 모델을 뜻한다. 이 때문에 각 브랜드는 당대 최고의 첨단 기능과 고급스러움을 집약해 내놓는다.

담당 연구원들은 한국적 디자인인 여백의 미가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진취적이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구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제네시스 실내 디자인을 담당한 제네시스 디자인실의 오재호·안장혁·양병연 책임연구원과 서면으로 진행한 일문일답이다.

―중심이 된 디자인 테마는?

“(양병연) 자동차의 기술이 보다 진화함에 따라 기능도 점점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각 기능을 조작하는 실내 버튼 또한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런 기능적인 부분에만 디자인을 집중하면 실내가 시각적으로 복잡해질 수 있다. 특히 플래그십 세단은 양산차 중 가장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모델이다. 사용자가 다양한 첨단 기능과 기술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풀어내면서도, 시각적으로는 복잡하지 않고 간결하게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한국 고유의 미적 요소이자 제네시스 인테리어 디자인의 방향성인 ‘여백의 미’를 풍요롭게 재해석한 부분이 이번 인테리어 디자인의 핵심이다. 간결함과 고급스러운 감성을 조화롭게 보여주고자 했다.”


―디자인 개발 과정은 어땠나?

“(오재호)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표현해야 할 부분과 디지털 감성으로 표현해야 할 부분을 어떻게 구성하고 나눠야 효과적일지에 대해 담당자들 사이에서 많은 의견이 오갔다. 두 가지의 상반된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법에 따라 자칫 실내 분위기가 뒤처져 보일 수 있고, 반대로 하이테크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면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반감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요소를 화려하게 치장하기보다는 시각적인 편안함을 추구했다. 시각적인 집중이 필요한 곳에는 최고급 공산품에서 접할 수 있는 정교한 가공 기술과 유리·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럽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정제된 느낌으로 담았다.”

―보통 계기판 등이 부착되는 ‘대시보드(dashboard)’에 시선이 집중되는데.

“(안장혁) 운전석과 조수석 전면에 걸쳐 있는 대시보드는 실내 디자인 전반을 관통하는 요소다.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탑승자의 시선이 가장 많이 닿는 부위다. 클러스터(계기판) 주변에는 날개를 형상화한 가죽 장식을 떠 있는 것처럼 입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도록 했다. 이런 시각적 요소는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각적 효과를 만든다. 특히 클러스터 좌우로 들어오는 빛을 차단해 시인성을 높인다. 송풍구는 최대한 가늘게 만들어 단순함의 미학을 전달하고자 했다. 이를 기준으로 상단에는 디지털 감성을, 하단에는 아날로그 감성을 살렸다.”

―클러스터와 중앙 모니터(인포테인먼트)가 나란히 배치돼 있던데.

“(안장혁) 12.3인치 클러스터와 같은 크기의 중앙 모니터를 송풍구 라인 상단에 배치해 디지털 감성을 극대화했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통합) 시스템 구현을 위해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헤드업 디스플레이 간의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연동하게 했다. 디지털 특유의 끊김 없는 연속성을 부여했다.”

―운전대만큼 센터콘솔(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박스)에도 손이 많이 간다.

“(안장혁) 전자식 변속 다이얼이 핵심이라고 보면 된다. 보석처럼 세밀하게 가공된 변속 다이얼로 정교한 이미지를 돋보이게 했다. 운전할 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인 만큼, 직관적인 사용성까지 고려했다. 손으로 만졌을 때 변속 다이얼과 그 주변부인 센터콘솔 패널을 촉감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변속 다이얼을 쥐는 느낌과 손가락이 닿는 바닥의 질감을 다르게 구성했다. 눈으로 보지 않고도 직관적으로 만지고 느낄 수 있게 했다.”

―CEO 차로 불리는 만큼 뒷좌석에 탑승자가 앉는 경우가 많은데.

“(오재호) 전장(측면 길이)이 190㎜ 연장된 ‘롱휠베이스(리무진) 모델’의 경우 2열 중앙의 팔을 올려놓는 암레스트 앞부분에 수납공간을 추가로 마련했다. 또 발을 얹는 ‘레그레스트’와 함께 비행기 일등석과 같은 느낌을 주는 전동식 풋레스트(발 받침) 기능도 적용했다. 뒷좌석 좌우 공간이 완전히 다른 공간처럼 독립성을 부여한 것이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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