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정우천 기자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책임지고 17일 사퇴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에 대해 이용섭 광주시장과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책임진 후에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정몽규 회장, 사퇴가 능사 아니고 책임지는 모습도 아니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글을 게시했다. 이어 ▲사고수습 전면에 나서 책임 있는 조치를 확실하게 이행할 것 ▲실종자 구조에 모든 인적 물적 자원 총동원할 것 ▲피해 가족과 상인 그리고 주민들에게 충분히 보상할 것 ▲사고 아파트를 비롯해 건설 중인 모든 아파트에 대한 엄정한 안전진단을 통해 입주 예정자는 물론 국민과 전문가들이 납득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강구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 시장은 특히 “사고 발생 일주일 만에 사고현장도 아닌 서울 본사에서 사퇴 발표는 실망을 넘어 분노와 울분만 줄 뿐이다”라고 작심 비판했다.

‘화정동 아이파크 예비입주자 대표회의’ 대표 이승엽 씨는 이날 오후 사고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 회장의 책임 회피성 사퇴에 반대한다”며 대표회의 측의 요구사항 5개 항을 공개했다. 5개 항은 ▲회장의 지위에서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해 실종자 구조작업을 책임지고 수행할 것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이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안을 마련해 시행할 것 ▲입주 예정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합당한 보상안을 마련해 시행할 것 ▲안전진단 결과라는 전제 조건 없이 화정동 아이파크 1·2단지 전체를 철거한 후 재건축할 것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설계, 시공, 감리 등 모든 단계에서 안전관리 준수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것 등이다.

이들은 “정 회장의 사퇴는 오는 27일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려는 꼼수로 보인다”며 “정 회장은 모든 법률상 경영상 책임을 진 후에 사퇴하는 것이 응당한 조치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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