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銀 주도 구조조정 총체적 난국… 국가 산업 개편 휘청

대우조선 독과점 논란 알고도
3년간 대응책 못 내고 불발로

아시아나도 비슷한 과정 우려
EU 또 승인 않을 가능성 커져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노조의 반대와 외국 경쟁 당국의 합병 불승인 등 적지 않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기대 효과가 매우 큰 만큼 한번 해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산은 회장직을 내놓을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2월 이동걸(사진) KDB산업은행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이 직을 걸고 야심 차게 추진해 왔던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불발되면서 이 회장과 산은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무산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작업 후유증은 국가 경제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조선 산업 구조 개편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정부와 산은의 안일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당시부터 독과점 논란은 충분히 예견된 ‘시험문제’와 같았는데 지난 3년간 대응책을 전혀 마련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들끓고 있다. 당장,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관련해 “일본 기업이 괴로운 처지를 벗어날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가 경쟁국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우려되는 대목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건도 대우조선해양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 결합 역시 항공노선 독과점 논란에 휩싸이며 구조조정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운수권 재배분·슬롯(시간당 비행기 이착륙 횟수) 반납 등 독과점을 줄일 방안을 전제로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승인을 해 주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 기업결합 건은 공정위를 비롯해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등 필수 신고국 등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EU는 대우조선해양은 물론, 최근 에어캐나다-에어트랜샛 합병 등에 대해서도 기업결합 승인을 하지 않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독과점 논란이 일고 있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건에 대해서도 승인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나마 최근 매각에 성공한 대우건설 역시 혼란스럽다. 대우건설 노조는 인수자인 중흥그룹 측에 독립경영 보장과 기존 단체협약 승계, 인수 후 재매각 금지 등을 요구했으나 중흥그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지난 17일 중흥그룹 인수단 사무실을 검거했고, 인수단은 전원 철수했다.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독립성과 직원들의 고용안정 등에 중흥그룹이 약속하지 않을 경우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는 에디슨모터스라는 인수자를 찾았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부산지역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산은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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