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생선·과일 등 판매 급증
현대百 매출 작년比 58% 뛰고
법인 고객 선물도 167% 늘어
비대면 시대에 ‘마음 전달하기’
수백만원 초고가 고객 경쟁도
설(2월 1일) 명절을 2주 앞두고 국내 유통업계가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청탁금지법)의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을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상향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국내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통 제조업체들도 10만~20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들을 맞춤형으로 시장에 대거 내놓고 고객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들은 한우 등 정육, 굴비 등 생선, 사과·배·샤인머스캣과 같은 청과 등의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손님 1인당 구매 단가 역시 상당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 같은 기간보다 58.6% 증가했다. 지난해 설과 추석 때도 선물세트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설을 앞두고 그보다 매출이 더 오르고 있는 것이다. 선물세트 구매 객단가도 지난해 설보다 15.9%나 상승했다.
특히 청탁금지법상 선물가액 조정에 영향받아 10만 원이 넘는 정육(64.6%)과 생선(96.7%), 청과(291.4%) 선물세트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 개인뿐 아니라 법인 고객도 선물 매출을 끌어올렸다. 법인 고객의 객단가는 지난해 설보다 19% 증가했고 매출도 167.7% 늘었다. 실제 매년 명절 때마다 현대백화점에서 가공식품 선물세트를 구매해온 한 중소기업은 이번에는 10만 원대 중반의 샤인머스캣과 한라봉, 애플망고 세트를 대량 구매했다고 한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특히 정육(55.1%), 수산(78%)과 더불어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의 영향으로 와인과 위스키가 인기를 끌면서 주류(108%) 선물 세트 인기도 예년에 비해 크게 좋아졌다.
신세계백화점도 10만∼20만 원대 선물이 지난해보다 28% 더 많이 팔렸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10만 원대 프리미엄 선물세트 판매가 5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올 설 연휴도 비대면이 될 가능성이 커진 것도 고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를 크게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친인척에 대한 선물은 청탁금지법에 적용되지 않는 만큼 20만 원 이상의 고가 선물을 구매함으로써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백화점 업계는 이런 추세가 연휴 기간까지 이어지는 본 판매 때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100만∼300만 원대의 초고가 한우 세트와 수백만 원짜리 고급 와인 등을 한정 수량으로 선보이며 수요 잡기에 나섰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예약판매 때보다 본 판매 때 프리미엄 선물 가짓수가 늘어나고 매출 비중도 더 크기 때문에 올해 설 선물세트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만용·이관범·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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