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품 원재료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클럽 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식료품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신창섭 기자
최근 식품 원재료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클럽 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식료품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신창섭 기자

올해 1분기전망도 최고점 찍어
김밥 · 짜장면 등 8대 외식메뉴
작년 1월대비 2.8% 넘게 올라

식당 “손님눈치…더 올릴 수 없어”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백반집을 열고 있는 이모(63) 씨는 지난해 말 8000원이던 제육볶음 가격을 9000원으로 올렸다. 그러나 새해에도 손에 남는 게 없긴 마찬가지여서 고민이 더 늘었다. 주재료인 돼지고기 가격은 예년 대비 20% 가까이 높은 수준이고 채소와 조미료 가격도 지속해서 오르고 있는 형편이다. 이 씨는 “손님 눈치 보며 정말 어렵게 가격을 올렸는데 재료 값이 더 뛰고 있다”며 “그렇다고 곧바로 음식값을 또 올릴 수도 없고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극심한 경영난에 처한 자영업자들이 마지막 대응수단으로 연말, 연초에 밥값을 올렸지만 더 가파르게 치솟는 원재료 가격 상승세로 가격 인상 효과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승세는 다시 판매가격 인상이란 악순환을 초래하면서 서민·중산층이 주로 찾는 외식·간식 메뉴의 물가 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1년 4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 보고서를 보면 외식산업 식재료 원가지수는 141.40으로 같은 해 1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4분기(114.50)와 견줘 26.9포인트가 올랐다. 앞으로 3개월간의 식재료 원가를 예측하는 식재료 원가전망지수도 올해 1분기 기준 129.03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외식산업 식재료 원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식재료 원가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100 이상이면 상승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2021년 1분기 이후 지속해서 소비자물가지수가 상승하고 있고 특히 식재료의 경우 타 품목 대비 상승률이 높다”며 “돼지고기, 달걀, 쌀 등 외식업체에서 주로 사용하는 품목의 가격이 크게 올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진 외식업 자영업자들은 위기를 넘기기 위해 지난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올해도 고추장, 된장 등 필수 식재료까지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영업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aT가 공시한 외식 메뉴 가격을 보면 지난해 9월 기준 김밥, 김치찌개, 짜장면 등 8개 주요 메뉴 평균가격은 1월 대비 2.85% 상승했다. 김밥(4.27%), 비빔밥(3.94%), 냉면(2.93%)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평균 0.91% 오르는 데 그친 바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식재료 원가 현재지수와 전망지수가 모두 상승세를 보여 우려스럽다”며 “식재료 조달과 종업원 고용은 외식업계에서는 가변비용에 해당하며 이들 비용의 증가는 결국 판매가격 인상으로 귀결된다”고 분석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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