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물가 통제에 ‘역부족’
농수축산 전 분야에서 가격 상승이 발생하며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원재료·인건비 부담을 못 이긴 식품제조업체들이 가공식품 가격까지 올려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가 갖가지 ‘당근책’으로 식품제조업체들의 가격 인상을 막고 있지만 물가 급등 쓰나미를 버티기엔 역부족이다.
18일 정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지만 신선 농산물을 비롯한 농수축산물 전반의 가격이 오름 추세여서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7일 기준 주요 농산물의 소매가격(대형마트·전통시장)은 평년보다 5~20%가량 오른 상태다. 배추(1포기)의 경우 소매가격은 평균 4375원으로 평년 평균인 3415원보다 28.1% 올랐다. 시금치(1kg.상품)도 6850원으로 평년(5568원)보다 23%, 깐마늘(1kg.상품)도 1만1501원으로 평년(9417원)보다 22.1% 올랐다. 이 같은 원재료 가격 상승은 외식 및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농수축산물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8% 상승했고,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원재료비·인건비 상승 등으로 각각 3.8%, 외식은 4.8% 올랐다. 원재료 가격 상승은 수입 농산물에도 해당된다. 가공식품업체들은 주로 해외수입 원재료에 의존하고 있는데, 주요 수입농산물들의 가격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커피 원두의 경우 원재료 가격 인상 폭이 전년 대비 100%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원재료 가격상승 압박을 이기지 못한 업체들은 믹스커피 출고가격을 전년보다 7.2%가량 인상했다. 또 곡물·대두 등의 수입가격 인상으로 인해 장류 시장점유율 1·2위인 CJ제일제당과 대상이 다음 달부터 장류 가격을 10%가량 인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정부도 물가관계차관회의를 통해 물가부처책임제를 시행하며 총력을 펼치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한 업계 소통 차원에서 식품기업과 간담회를 열었는데 업체들은 같은 날 장류의 가격인상을 공개했다. 정부가 가격 급등 원재료에 대한 할당관세 운용, 식품 분야 신성장·원천기술 연구·개발(R&D)비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 식품기업 지원정책을 약속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업체들은 다른 가공식품들의 소비자가격 인상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을 견디기 어렵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돈풀기 공약들이 잇달아 공개돼 물가 상승을 더욱 자극하고 있기에 정부의 물가 안정대책 자체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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