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보다 상환액 109억달러↑
외환보유 16억달러 스리랑카
상환 원리금은 69억달러 달해
빈곤국들의 부채상환액이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45% 늘어 올해 갚아야 하는 외채만 350억 달러(약 41조5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대응 비용 증가에 이어 저소득 국가들의 채무 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던 것이 지난해 말 만료된 데 따른 결과다. 세계은행(WB)은 스리랑카 등 빈곤국들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험을 경고했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 세계의 74개 저소득 국가가 올 한 해 동안 상환해야 하는 외채는 약 350억 달러로, 2020년보다 109억 달러(45%) 늘어난 것이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부채 상환을 할 재원이 없는 시점에 각국이 상환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디폴트 위험이 각국에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WB가 지난주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도 저소득 국가의 약 60%는 채무 재조정이 필요하거나 채무 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국가들의 외채가 늘어난 것은 이 국가들이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해 사용한 자금과 기존 채무액에 대한 이자가 늘고 팬데믹 이후 중단됐던 부채 상환이 재개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2020년 4월 시작된 저소득국 채무상환 유예 이니셔티브(DSSI·Debt Service Suspension Initiative)도 지난해 말 만료됐다.
부채 위기가 가장 심각한 곳은 스리랑카로, 18일 5억 달러를 시작으로 올해 모두 69억 달러에 달하는 원리금을 갚아야 하지만 외환보유액은 16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에 스리랑카는 최근 최대 채권국인 중국에 채무 상환 일정을 조정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스리랑카와 함께 아프리카의 가나, 튀니지, 중남미의 엘살바도르 등도 채무 위기가 임박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저소득 국가들의 부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D) 사무총장은 “개발도상국들의 채무 문제가 가중되며 이들의 재정적 공간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며 “개발도상국들이 ‘잃어버린 10년’에 처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M&G 투자회사의 신흥시장 전략가 그레고리 스미스는 “위기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뭔가 설계할 수 있는 기간은 1∼2년밖에 안 남았다”며 조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