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3일 사내 특별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2023 중기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3일 사내 특별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2023 중기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 위드코로나, 기업이 다시 뛴다 - (10) CJ

핵심 키워드 ‘미래·인재’ 화두
이재현 회장 “CJ 대변혁” 선언

해외 바이오·콘텐츠 기업 인수
군포 스마트 물류센터 자동화

대기업 첫 6개 임원직급 단일화
자기주도형 업무 환경 조성도


최근 몇 년 동안 조용한 경영 행보를 이어오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3일 사내 동영상에 출연해 ‘컬처(Culture)’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 등을 CJ의 4대 미래 성장엔진으로 규정하는 중기 비전을 발표했다. 향후 3년간 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3년 안에 4대 성장엔진에서 그룹 매출 증가의 70%를 창출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 회장이 전 임직원 앞에 나선 것은 2010년 ‘제2 도약 선언’ 이후 11년 만이었다.

이 회장은 발표에서 “CJ의 대변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변혁을 위해 이 회장이 꺼내 든 핵심 키워드는 ‘미래’와 ‘인재’다. 그는 “앞으로 CJ는 트렌드 리딩력, 기술력, 마케팅 등 초격차 역량으로 미래 혁신성장에 집중하고 이를 주도할 최고 인재들을 위해 조직문화를 혁명적으로 혁신해 세계인의 새로운 삶을 디자인하는 미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4대 성장엔진 통한 미래 전략=CJ제일제당은 이 회장이 꼽은 새로운 성장엔진 중 ‘웰니스’와 ‘서스테이너빌리티’를 위한 핵심 계열사다. 첫 포문도 CJ제일제당이 열었다.

CJ제일제당은 이 회장이 중기 비전을 밝힌 지 5일 만에 네덜란드의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인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Batavia Biosciences)’의 지분 약 76%를 2677억 원에 인수했다. 매년 25% 이상 성장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GT CDMO) 시장에 진출해 기존 레드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동시에 지난해 7월 인수한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기업 ‘천랩’에 회사 내 레드바이오 사업 부문을 양도하며 일원화했다. 올해 초에는 사명을 천랩에서 ‘CJ바이오사이언스’로 변경해 레드바이오 전문 자회사로 공식 출범했다. 레드바이오 사업 중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경쟁력을 천랩에 집중시켜 신약 개발·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CJ ENM은 ‘컬처’ 사업의 축이다. 미국 할리우드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엔데버콘텐트(Endeavor Content)’를 인수했다. 이어 미국 최대 미디어 그룹 ‘바이어컴CBS(ViacomCBS)’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로의 도약에 나섰다. 엔데버콘텐트는 미국 1위 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그룹 ‘엔데버’가 설립한 글로벌 제작 스튜디오다. ‘라라랜드’ 등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명화들의 제작과 유통·배급에 참여했다. 바이어컴CBS와 파트너십 체결은 CJ의 디지털 플랫폼 티빙(TVING)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플랫폼’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전통적 물류기업에서 벗어나 로봇, 인공지능(AI) 기반의 최첨단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고 블록체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혁신기술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총 2조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근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경기 군포의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는 CJ대한통운의 첨단 물류기술 집약체다. 다양한 물류 로봇을 도입해 이송, 포장, 분류 등 주요 작업을 자동화했다. 작업자가 박스에 상품을 넣는 작업을 제외한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CJ대한통운 관계자가 경기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에서 ‘고정노선 운송 로봇(AGV)’이 보관 선반을 옮기는 모습을 시현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CJ대한통운 관계자가 경기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에서 ‘고정노선 운송 로봇(AGV)’이 보관 선반을 옮기는 모습을 시현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6개 임원 직급을 통합한 파격적 개편=CJ의 인사조직 혁신은 나이와 연차, 직급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발탁하며 일하는 시공간·경력까지 임직원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자기주도형 몰입’ 환경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CJ는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임원 직급 단일화라는 파격을 시도했다.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 등 6개 임원 직급을 ‘경영 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한 것이다. 사장급 이하 임원들을 단일 직급으로 운용하는 것은 국내 대기업 그룹사 가운데 처음이다.

단일 직급으로 통합된 이후 시행된 정기 인사에서도 신임 임원 53명 가운데 30대 임원 4명을 비롯해 1980년 이후 출생자가 8명(15%) 포함됐다. 특히 그룹의 중기 비전을 계획하고 실행할 전략기획 및 신사업 분야에서는 11명 중 5명이 1980년 이후 출생자다.

CJ의 계열사들은 직원 자율에 기반한 업무 환경 조성을 위해 거점 오피스, 재택근무제 등을 도입해 점차 전 그룹으로 확대하고 있다. 임직원이 소속 계열사와 직무에 제한 없이 그룹 내 다양한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잡 포스팅’, ‘프로젝트·태스크포스(TF)공모제’ 등도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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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김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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