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언제 도발할까

내달16일 김정일 탄생 80년
4월15일은 김일성 110주년
정주년에 맞춰 감행할 수도

조 바이든 취임 1주년 맞아
核·ICBM 카드로 對美 압박


북한이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선언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도발 수위를 높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강대강’ 대결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이른바 ‘벼랑끝 전술’로 미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김정일 생일(2월 16일·광명성절)과 김일성 생일(4월 15일·태양절) 등을 내세워 도발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0일 노동신문은 “우리가 조선반도 정세 완화의 대국면을 유지하기 위하여 기울인 성의 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며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없이 강화발전 시키기 위한 국방정책 과업들을 재포치(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남측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중심으로 도발을 펼쳤으나 이번에는 미국에 대해 전격적 조치를 내놨다. 연초부터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강경노선을 천명한 것으로,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내부 문제에 집중했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해 제재를 중심에 둔 현 대북정책의 변화를 촉구하려는 의도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과 대결 국면을 고조시키는 것은 내부 어려움을 외부로 돌리면서 돌파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시금 그들에게 익숙한 ‘벼랑끝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데 실제 ICBM 발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도발 기조를 분명히 함에 따라 오는 2월 광명성절 80주년 기념일과 4월 태양절 110주년 기념일 전후로 무력 과시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정주년(5·10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기념해 대규모 행사를 치러왔던 것도 도발 시점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2월 4∼22일)을 감안해 개막 전에 전격 도발을 감행한 뒤 올림픽 기간 분위기를 살필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국제 제재 하에서 뒷배 역할을 해 준 중국을 고려해 베이징 올림픽 후 한·미 연합군사훈련 기간에 도발할 여지도 있다. 3월에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북한이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이 ICBM과 위성 로켓, 핵실험을 바로 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만큼 영변 핵 시설 등에서 움직임을 보이는 것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과 한국의 행동을 보면서 3월 혹은 4월에 열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맞춰 도발 수단을 높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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