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强 대 强 대치’ 회귀

북한이 20일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모라토리엄(유예) 해제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2022년 한반도 정세가 2017년의 미·북 간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회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2차례의 미·북 정상회담,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분위기다. 2022년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을 제2의 평창으로 삼으려 했던 문재인 정부의 구상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에서 미국을 상대로 핵실험과 ICBM 발사 재개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과 ICBM 발사를 그동안 레드라인으로 간주해왔다는 점에서 핵·ICBM 재개 시 강경한 대응에 나서면서 한반도 정세가 본격적인 대결 국면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였던 2017년 9월 핵실험과 같은 해 7·11월 ICBM 발사를 감행했고, 미국은 이에 대응해 11월 로널드 레이건호(CVN 76) 등 항공모함 3척을 동원, 동해에서 훈련하는 강수를 뒀다. 항모 3척이 한국 작전구역에서 동시 훈련을 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 ‘늙다리 미치광이’ ‘꼬맹이 로켓맨’ 등으로 부르며 긴장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미·북의 정면충돌 우려가 커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구상도 좌초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와 미·북 관계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상황에 미·북이 다시 대립 구도로 돌아가면서 대화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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