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연구실 압수수색도 안해
“수사 의지 있나” 비판 여론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을 지낸 권순일 전 대법관이 2020년 7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대법원 무죄 판결을 주도했다는 ‘재판 거래 의혹’을 두고 서울중앙지검이 사실상 ‘눈치 보기 수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후보 무죄 취지 보고서의 대법원 내부 시스템 누락 등 여러 의혹에도 지난해 9월 고발 이후 4개월간 수사 진척이 없자 검찰 안팎에선 최근 경찰로 넘긴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만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권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 수사를 맡은 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을 두고 수사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대법원 재판연구관 보고서 등 이 후보 재판 자료 입수를 위해 대법원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지만 기각된 이후 재청구 입장을 못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대법관이 석좌교수를 맡으며 최근 근무했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연구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지지 않는 등 개인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재판연구관들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를 묻는 질문엔 중앙지검 측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무죄 취지 결론에 대한 연구관들의 보고서가 대법원에 등록되지 않았고, 통상 이뤄지는 전체 연구관 토론도 없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당초 2019년 10월 사건이 대법원 소부에 오른 뒤 연구관들이 ‘상고기각(유죄 선고) 해야 할 사건’이란 보고서를 만들었지만, 다음 해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회부된 뒤 상부 지시로 ‘파기환송(무죄 선고)’ 취지의 보고서가 추가 작성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권 전 대법관은 대법원 선고 이후 연구관들에게 자신이 (심리를) 주도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팀이 법원의 영장 기각 등을 내세워 수사를 미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 검사는 “정권·법원을 상대로 한 수사는 쉽게 이뤄진 적이 없었다”며 “수사 의지 문제”라고 꼬집었다. 2018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당시 대법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50회 이상 기각됐지만, 검찰은 전·현직 연구관, 행정처 판사, 대법원 출신 변호사 등을 조사하면서 수사를 진행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권 전 대법관에 대해 변호사 등록 없이 화천대유 자문을 한 변호사법 위반 기소로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재판거래 의혹이 무혐의로 나와도 제대로 된 수사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