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 중국정치경제학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약해지면서 ‘차이나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 기여도가 25%에 이르며, GDP 비중이 17.4%로 미국과 EU에 이어 3번째인 중국은 2020년 8.0%의 성장률이 무색하게 지난해 5.1%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수출을 제외하고 투자·소비와 생산 등이 3∼4%대로 부진해 4.0% 성장에 그쳤다. 올해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글로벌 수요 감소,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견제까지 가중되면서 수출 환경도 악화해 성장률은 5%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병목 현상 등 외부 변수와 부동산·빅테크 기업 및 교육 분야나 탄소중립을 내세운 중국 정부의 거친 규제,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진행되는 초강력 방역 대책의 합작품이다. 특히, 무차별 봉쇄식 방역으로 도시 간 동선이 끊기면서 각종 소비와 투자, 광공업 생산 등 산업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GDP의 근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규제로 인한 연관 산업 침체 및 중복 투자로 인한 자본 효율성 저하, 공무원 임금체불설까지 나도는 지방정부 부채, 생산연령인구 감소 등도 중국 경제를 괴롭힌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초 경제공작회의에서 ‘안정 최우선(穩字當頭·온자당두)’을 앞세우며 내수 위축과 공급 충격, 성장 전망 약화 등 3중 하방압력에 대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연 6%대 성장률 방어전을 펴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중국 경제 소생의 걸림돌이라며 5% 성장률 시대의 도래를 비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관계 당국과 각 지방정부에 올해 중점 투자 프로젝트의 상반기 집행을 주문하고 중앙은행이 지준율이나 금리를 조정하는 것도 경기 급랭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경제의 정치화다. 안정 속의 발전이라는 온중구진(穩中求進)을 경제문제를 초월하는 정치문제로 정의한 중국 정부는 거시경제의 큰 틀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사회를 안정시키는 가운데 시진핑의 3선이 확실시되는 20차 공산당 대표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공언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강력한 방역 올림픽을 개최하고 안정적 경제 운영을 달성하려는 일차적 목표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11월 당대회 시점까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함해 안정을 강조하는 정치·사회적 정책과 대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문제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 의존도는 25.9%에 이르며, 중간재가 80%를 웃도는 수출 품목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부 석유화학·기계류·철강에 집중돼 있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 비중은 홍콩 수출액까지 합치면 40.5%에 이른다. 중국 경제의 주력인 부동산 경기침체는 한국의 기계·철강 수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가전제품과 화장품 등 소비재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

물론 중국 경제에 악재만 있는 건 아니다. 해외자금이 계속 중국 증시에 유입되고, 기업들의 대형 신규 투자도 진행 중이다. 상반기에는 강력한 방역 조치와 산업구조 고도화 및 전략적 기업 규제 등으로 성장세 둔화도 예상되지만 위드 코로나에 따른 소비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시장 다변화와 함께 핵심 원천 기술 확보에 노력을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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