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거대한 반도체 집적회로가 건물 벽면에 붙어 있는 것 같다.’
빌라가 밀집해 있는 구도심 주택가를 걷다 보면 건물 외벽에 설치된 도시가스 배관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도시가스는 1970년 서울 동부이촌동의 3000여 가구에 시험 공급한 것을 시작해 지금은 우리나라 98%의 가정에서 밸브만 열면 언제나 조리와 난방에 천연가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전깃줄처럼 각 가정에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미줄 가스 배관”도 점차 사라질 도시풍경의 하나다. 가스 배관이 외부에 설치된 배경에는 가스 누출로 인한 사고 우려로 외부 노출 설치가 원칙이었다. 하지만 건축물 미관과 관을 타고 이동하는 범죄에 취약하다는 지적에 2013년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건축물 내부나 벽체에 묻어 설치할 수 있게 됐다. 1970~1980년대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연탄재가 시나 소설 속 작품에만 남아 있듯 지금 보는 가스 배관도 조각 공원의 조형작품에서나 보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 촬영노트
건물이나 외벽을 촬영할 때 아래에서 위로 찍으면 실제 보이는 것보다 주제를 크고 웅장하게 찍을 수 있다.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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