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외부전문가 발탁 대신
대검 중대재해 자문기구 설치”
청와대도 “부담 커” 반대 의견

정권말 친정부인사 내정우려 등
법조계 비판커지자 한발 물러서


정권 임기 말에 전례 없는 ‘외부인사 검사장’ 임용을 밀어붙였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 안팎에서 비판여론이 들끓자 한발 물러섰다. 청와대도 ‘정권 말기에 검사장 승진 인사를 내는 것은 부담이 크다’며 반대의 뜻을 법무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21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박 장관이 전날 김오수 검찰총장과 긴급 만찬 회동을 하고 중대재해와 노동인권 전문가 발탁을 위한 검사장 공모 임용 절차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외부인사 검사장 임용 대신 대검찰청에 외부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중대재해 자문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검찰 내부는 물론이고 법조계에서는 박 장관이 친정부 성향의 특정 인사를 검사장에 앉히고자 임기 말 ‘알박기 인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실제로 대검은 지난 19일 일선 검찰청에 공지를 보내 “지난 17일 법무부에서 중대재해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대검 검사급(검사장급) 검사를 신규 임용한다는 취지의 공고를 했다”며 “이와 관련해 총장님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반대 이유로 검찰청법 등 인사 관련 법령과 직제 규정의 취지에 저촉될 소지가 있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든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는 연일 반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정유미 광주고검 검사는 “전문가를 뽑아 일선을 지원해 준다고 하면 큰절이라도 할 판인데 일선을 지원할 인력이 아니라 하니 고개가 갸우뚱한다”며 “광주에 대규모 건설 재해가 연달아 발생해 마음이 아픈데 이 비극을 기회 삼아 검찰에 알박기하려는 시도는 아닐 텐데, 그렇다면 너무 사악하다”고도 지적했다. 정희도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는 “챙겨줄 사람이 있나 보다는 생각이 든다”며 “법무·검찰이 이렇게까지 망가졌나 싶어 많이 서글프다”고 했다.

한편, 대장동 의혹 수사를 총괄하다 ‘코로나19 쪼개기 회식’ 논란으로 업무에서 배제된 유경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이 사직서를 냈다. 검찰 안에선 유 부장이 대장동 의혹 핵심 피고인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에 취업 가능성을 알아봤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이에 대해 유 부장은 이날 이프로스에 “특정 로펌행은 사실과 다르다”며 “그간 힘든 시간을 보내며 많은 자책과 반성을 했고 모든 것이 오롯이 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법무부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오는 2월 7일로 예정된 평검사 정기 인사 기준과 원칙 등을 논의하는 검찰인사위원회를 개최했다.

이해완·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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