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비트코인 법정통화 도입한
엘살바도르 벤치마킹 여부 주목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도입하며 ‘가상화폐 전도사’로 떠오른 나이브 부켈레(40)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터키를 찾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7) 터키 대통령과 조우했다. 최근 터키에선 에르도안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금리 정책으로 자국 화폐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가상화폐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터라 두 정상 간에 관련 대화가 오고 갔는지에 대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현재 터키는 가상화폐를 통한 결제를 금지하고 있는데, 경제 위기 속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전향적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때 중동 지역 패권을 두고 다투며 앙숙 관계였던 아랍에미리트(UAE)에 손을 내밀 정도로 터키 경제는 심각하게 악화한 상황이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의 대통령 청사에서 부켈레 대통령을 맞이했다. 두 정상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회견에서 가상화폐 관련 언급은 없었다. 지난해 기준 5000만 달러에 육박했던 양국 교역량을 1억 달러, 5년 후 5억 달러 규모로 늘리기 위한 무역 협정을 포함해 국방·외교·교육 등 6개 분야 협정에 양국 정상이 서명했다는 내용만 공개됐다.

그러나 국제 금융시장에선 부켈레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가상화폐의 통용을 지지했을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최근 터키에선 에르도안 행정부의 일관된 저금리 정책으로 리라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가 40%가량 급락하자, 관련 위험을 헤지(상쇄)하기 위해 가상화폐 투자에 매달리는 터키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트위터에 “비트코인의 나라, 엘살바도르에서 터키의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전한다”고 적었다.

부켈레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것은 근본적으로 달러화 중심 경제에서 탈피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몇 년 동안 외화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을 지속해 왔으며, 최근에도 리라화 예금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가상화폐에 대한 입장을 바꿀지는 미지수다. 터키는 이미 지난해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최근에도 신생 자산에 대한 새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친선 관계인 러시아가 마침 이날 자국 영토 내 비트코인 채굴 및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것 역시 변수다. 한편 외화보유고가 바닥난 터키는 UAE와 50억 달러에 달하는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등 경제 위기 해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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